[이뉴스투데이] 유병철 기자 =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바뀌고 있다.
 
증권사들은 최근들어 한단계 나은 회사로의 ‘도약’을 천명하며 이를 위한 발판으로 리서치센터 강화에 전력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40대 후반이 주류를 이루던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의 자리에 30~40대 초반의 ‘젊은 피’가 수혈되며 전체적인 연령대가 내려가고 있는가 하면, 새로운 회계연도를 맞아 이직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푸르덴셜투자증권이 한화증권에 인수되며 이를 틈타 자리를 옮기는 애널리스트들이 늘고 있다.

□ 최근 1년간 9개사 센터장 교체

매년 3월을 전후로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들이 이동하지만 올해는 이전보다 이동의 규모가 커진 모습이다. 이 같은 모습은 최근 들어 리서치센터의 수장 교체 바람이 불어왔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일 정기인사에서 이준재 은행/카드 담당 연구원을 신임 리서치센터장으로 전격 발탁하며 상무보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이재광 전 센터장이나 전임이었던 조홍래 한국금융지주 전무의 경우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66년생으로 지난 1992년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펜실베니아 주립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LG투자증권에서 애널리스트를 시작, 대우증권을 거쳐 지난 2003년 한국투자증권으로 옮겼으며 여러차례 은행과 카드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뽑히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되면서 분석능력을 인정받은 데다 후배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워 리서치센터장으로 발탁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임명된 조인갑 흥국증권 신임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증권 책임연구원과 신한금융투자에서 기업분석팀장 등을 거쳤으며 1970년생이다.
 
지난 2월 기업분석2팀장에서 리서치센터장으로 선임된 이동섭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73년생으로 올해 38세,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가운데 최연소다. SK증권의 리서치센터 내에 그보다 나이가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있을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조병문 센터장이 KB투자증권에서 유진투자증권으로 옮기며 리서치센터장의 교체가 시작된 이후 총 9개나 되는 증권사의 센터장이 교체됐다.
 
KB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김철범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을 리서치센터장으로 영입했으며, 삼성증권은 12월에 유재성 홍콩법인 리서치센터장을 리서치센터장으로 임명했다. 대체로 40~50대였던 센터장의 연령층이 30~40대로 내려가는 모습이다.
 
물론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센터장들도 많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영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시적인 글로벌 시황흐름과 예측력도 있어야하고 센터를 ‘관리’할 능력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 물 밑에선 애널 인수전 활발

증권가에서는 전통적으로 새로운 회계연도(4월)를 앞두고 3월을 전후로 애널리스트들의 이직 시즌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센터장들이 바뀌면서 이전보다 더욱 애널리스트의 이동이 잦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실제로 본격적인 이직철을 앞두고 메리츠증권에서 교육과 제지를 담당했던 김미연 애널리스트가 지난 2월 유진투자증권으로 옮겼고, 증권과 보험을 담당했던 박석현 애널리스트가 한화증권으로 이동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 건설과 시멘트를 담당했던 한상희 애널리스트는 도이치증권으로 옮겼다.
 
빈자리를 메꾸기 위한 움직임에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이 한화증권으로의 인수가 결정되며 거취가 불안해진 애널리스트들이 옮길 자리를 찾으면서 시장에서는 애널리스트 스카웃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HMC투자증권의 경우 최근 이영원 전 푸르덴셜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을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으로 영입하고 기업분석팀에 음식료와 운송 담당으로 각각 1명씩, 푸르덴셜 출신을 총 3명 영입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투자전략쪽 인원을 좀더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큰 잡음은 없었으나 타 증권사들의 입질도 어느정도는 있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한 증권사 센터장은 “이전부터 접촉해왔으나 먼저 이직이 결정 되는 바람에 상도의를 생각해 (영입을)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겉으로는 대대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이미 업계의 물 밑에서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또한 리서치센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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