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기획취재팀 = 2009년 한국은 그 어느때보다 격동의 한해를 보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이명박 정부 집권2년차를 맞아 국내정치는 2명의 민주화 거목을 잃었고 경기회복을 위한 경기부양위한 적자재정, 4대강사업, 세종시 수정논란으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 본지는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돌아보며 10대뉴스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연예.스포츠 4개 분야로 선정했다.  
 

▲ 故 장진영    
1. 장진영·장자연 등 스타들의 사망


위암으로 투병 중이던 배우 장진영이 지난 9월 1일 37세라는 짧은 생을 마감했다. 장진영의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팬들은 2003년 그녀가 출연한 영화 ‘국화꽃 향기’를 떠올리며 위암 투병 속에서도 애절한 사랑을 나누다 세상을 떠난 여주인공처럼 말그대로 영화처럼 살다 간 그녀를 그리워했다. 특히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전 연인이었던 김영균 씨와 혼인신고를 한 사실이 알려져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에 앞서 5월 22일에는 원로배우 여운계가 폐암 투병 중에 사망했고, 같은 달 영화 ‘왕의 남자’의 제작자인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가 대장암으로 사망했다.
4월에 신인배우 우승연이, 11월에는 모델 김다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6월에는 모델 겸 탤런트 김태호가 오토바이 사고로 숨졌다.
해외스타 중에서는 지난 6월 25일(현지시간)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미국 LA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의 갑작스런 죽음에 전 세계 팬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더욱이 영국 컴백 무대를 한 달여 앞둔 시기여서 팬들의 안타까움이 더했다. 장례식이 끝난 이후에도 그의 묘지와 자택 등지에는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으며 그의 마지막 리허설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이 개봉됐다.
이어 9월 14일에는 영화 ‘사랑과 영혼’, ‘더티 댄싱’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 패트릭 스웨이지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올해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배우 장자연의 자살 사건이다. 신인배우였던 그녀의 자살이 크게 이슈화된 것은 그녀를 자살에까지 이르게 한 원인이 연예계 성상납과 매니저의 폭력 때문이었다는 유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7일 탤런트 장자연이 경기도 분당의 자택에서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다. 그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지루한 진실 공방이 이어졌다.
그녀의 죽음이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며 유서를 들고 나온 전 매니저 유 씨, 해외로 도피해 있으면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소속사 대표 김 씨 등이 공식발표와 언론을 통해 설전을 벌였으며 급기야 유족들이 죽은이를 편안하게 보내고 싶다고 호소하는 사태에 이른다.
‘장자연 리스트’라는 이름으로 방송계 인사는 물론 언론계 대표 및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됐고 20여 명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결국 쟁점이 됐던 성접대 및 잠자리 강요에 대해 “입증이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장자연 사건은 많은 의혹을 남긴 채 2명 구속, 5명 불구속으로 지난 8월 수사가 종결됐다. 
 

2. 피겨퀸 김연아 등 여전사 맹활약

올해 스포츠계는 김연아·장미란·신지애 등 여전사들이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다.
피겨퀸 김연아는 지난 2월 대회를 시작으로 치른 5개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김연아가 1년 동안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연아는 시니어 무대 데뷔 이후 그랑프리시리즈와 4대륙선수권대회 등에서는 실력을 인정받아왔지만 유독 세계선수권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세계선수권마저 제패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주 체제를 완성했다.
그녀는 자신의 기록과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4대륙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역대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인 72.24점을 받았고,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총점 207.71점으로 꿈의 200점대를 돌파했다.
이어 10월 그랑프리시리즈 1차 대회에서는 쇼트(76.08점)와 프리스케이팅(133.95) 모두 최고 기록을 경신, 총점 210.03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또한 올해 마지막 출전한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는 일본의 텃세와 석연찮은 심판의 판정에도 불구하고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로써 내년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도 희망적으로 보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를 들어 올린 여장군 장미란이 올해도 큰일을 냈다. 바로 지난 11월 한국에서 열린 2009 세계역도선수권대회 75kg 이상급 경기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
장미란은 2005년 대회 이후 단 한 번도 역도 여왕의 자리를 놓치지 않음으로써 세계대회 4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우리나라에서 태권도를 제외하고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서 4연속 우승한 것은 장미란이 처음. 이런 점을 인정받아 이번 대회의 MVP에 해당하는 ‘베스트 리프터’로 선정되기도 했고, 그의 다음 목표는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골프선수 신지애의 활약도 눈부셨다. 신지애는 올해의 신인왕과 다승왕, 상금왕의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특히, 31년 만에 신인으로서 상금왕에 오른 선수가 됐고, 역대 최연소 상금왕 기록을 3개월 앞당겼다.
 

3. 박찬욱 감독, 칸영화제 2관왕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가 지난 5월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진행된 ‘제6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상은 칸 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심사위원대상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박 감독은 ‘박쥐’로 칸 국제영화제 본상에 두 차례나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았다.
한국영화가 칸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모두 8차례, 그 중 본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았고, 2004년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2007년 ‘밀양’(이창동 감독)으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박쥐’는 존경받던 신부가 흡혈귀가 돼 친구의 아내와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의 뱀파이어 영화로 주인공을 맡은 송강호의 성기노출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해운대' 포스터    
4. ‘해운대’ 천만클럽 가입


영화 ‘해운대’가 천만 관객 동원이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달성하면서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는 지난 2006년 ‘괴물’에 이어 3년 만에 이룬 쾌거다.
‘해운대’가 천만관객을 달성했다는 사실은 영화계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 2006년 ‘괴물’ 흥행 이후 한국영화계가 하락세를 걷던 상황에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 한국영화가 관객들에게 인심을 잃지 않았다는 증거다.
선방한 것은 해운대뿐만이 아니다.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가 837만명, ‘7급공무원’이 404만명, ‘과속스캔들’이 384만명을을 동원했다.
주목할 점은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상업영화들을 제치고 292만명이라는 좋은 흥행 성적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워낭소리’의 흥행은 독립영화가 처한 열악한 현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5. ‘꽃보다 남자’ 등 드라마 열풍


올해의 핵심 키워드는 ‘드라마 열풍’이다. MBC ‘에덴의 동쪽’을 시작으로 KBS ‘꽃보다 남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민소희’라는 캐릭터로 막장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줬던 SBS ‘아내의 유혹’, 천지애-온달수 부부와 주변 인물들의 일상생활을 명랑하게 묘사한 MBC ‘내조의 여왕’이 드라마 시청률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막장 드라마’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자극적인 소재의 드라마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착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으며 가족형 드라마를 선보였던 이승기, 한효주 주연의 SBS ‘찬란한 유산’이 47%라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반기 드라마 시장도 전쟁이다. 지극히 평범한 솔약국집 4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KBS ‘솔약국집 아들들’에 이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임금인 선덕여왕의 이야기를 다룬 MBC ‘선덕여왕’과 남북한 첩보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KBS ‘아이리스’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드라마 열풍을 이어나갔다.
 
 
▲ 걸그룹 '카라'    
6. 걸그룹 전성시대


현재 가요계는 걸그룹 전성시대다. 물론 예전에도 핑클, SES 등 가요계의 요정으로 불리며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던 걸그룹은 있었다. 하지만 올해처럼 이렇게 많은 걸그룹이 한꺼번에 등장한 적도, 남심(男心)뿐 아니라 여심(女心)까지 사로잡으며 음악순위 차트를 쥐락펴락한 적도 없었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를 필두로 한 걸그룹의 폭발적인 인기는 급기야 한 소속사에서 여러 걸그룹을 대거 양성해 우후죽순 식으로 데뷔시키기에 이른다.
현재 브라운아이드걸스, 2NE1, 카라, 다비치, 애프터스쿨, 씨야, 포미닛, 에프엑스, 티아라, 레인보우, 햄, 시크릿 등 많은 걸그룹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가요계뿐 아니라 예능계와 CF계까지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지금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걸그룹들이 자생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고 있는 것에 비추어볼 때 내년 가요계에도 걸그룹 전성시대가 계속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 작가 신경숙    
7. 엄마를 부탁해, 100만부 돌파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라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 『엄마를 부탁해』. 2009 한 해는 대한민국에 그야말로 ‘엄마 열풍’이 불었다.
10개월 만에 100만 부를 돌파하며 ‘최단기간’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 이번 이슈는 우리 사회가 지금 무엇을 원하는 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고 할 수도 있다.
20~30대 여성부터 시작해 40~50대의 중년 남성들의 눈물샘까지 자극한 이 작품은 우리 안에 잠재한 ‘엄마’에 대한 추억과 사랑을 일깨워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이 작품을 시작으로 2009년 대한민국에는 일명 ‘위로의 문학’이 큰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 IMF때처럼 경기한파가 몰아친 올해, 독자들의 가슴을 울리는 위로의 문학이 단연 대세였던 것.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지난해부터 주목받은 『엄마를 부탁해』가 2010년에는 뮤지컬로도 제작될 예정이어서 또 한 차례 열풍을 몰고 올 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8. 고인들의 유작, 대중의 가슴 울려

올 한 해는 사회적으로 저명한 인사들의 안타까운 서거소식이 곳곳에서 들렸다. 故 김수환 추기경과 故 노무현 전 대통령, 故 김대중 전 대통령, 故 장영희 교수 등의 서거 소식을 대중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그들을 애도하는 마음이 고인들의 유작을 찾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김수환 추기경의 서거 이후 『바보가 바보들에게』,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용서하세요』 등의 작품이 대중의 관심을 모았고 지난 5월 별세한 故 장영희 교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과 『내 생애 단 한번』 등은 그녀가 서거한 지 일주일 만에 종합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진입했다.
또한 장 교수가 별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거한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의 유작 중에는 그의 솔직한 모습을 담은 『여보 나 좀 도와줘』, 『노무현-상식, 혹은 희망』, 『노무현의 리더십 이야기』 등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9. 연예인, 작가로의 산뜻한 외도

펜을 든 연예인들이 이전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 가수 타블로가 지난 2008년 말 『당신의 조각들』을 출간해 베스트셀러작가로의 변신에 성공하고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세상에 너를 소리쳐』, 구혜선의 『탱고』, 차인표의 『잘가요 언덕』, 배용준의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윤건의 『커피가 사랑에게 말했다』 등 많은 연예인들의 책 출간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이전에 연예인들이 책을 출간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연예계 생활동안 느낀 것들 등을 담은 에세이 류가 대부분이었지만 소설과 사진 책, 그리고 자신의 재능을 살린 미용 책 등으로 그 분야를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차인표는 위안부 문제를 담은 소설을,  구혜선은 자신의 일러스트가 담긴 창작 소설을, 이혜영은 패셔니스타 답게 『뷰티 바이블』과 그 후속편인 『패션 바이블』을 내놓았다.
 

10. KIA, 한국시리즈 V10 금자탑

올해 프로야구는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기록들이 쏟아졌다.
우선, KIA의 한국시리즈 V10 금자탑을 꼽을 수 있다. 명문구단 해태의 후신인 KIA는 2005년, 2007년 꼴찌로 전락, 종이 호랑이라는 불명예를 얻었지만 올해 이를 탈피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특히, KIA는 한국시리즈에 올라갔다 하면 모두 우승을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줬고, 지난 2009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는 최희섭, 김상현, 로페즈, 김상훈 4명을 골든 글러브 수상자로 배출하기도 했다.
올 프로야구는 관중 동원과 입장 수입도 기존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532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592만5285명의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이는 지난 1995년에 세워진 최다 관중 동원 기록을 14년 만에 바꾼 것으로 내년 600만 관중 동원도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힘입어 입장수입도 작년보다 약 90억원 많은 388억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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