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병철 기자 = 실물경기가 회복되며 원자재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경기회복의 조짐이 보이며 소비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주요 상품 가격의 연초대비 변동률   © 이뉴스투데이

실제로 주요 상품 가격은 옥수수, 소맥, 천연가스 등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상품이 연초 대비 상승했다.

이중 금의 가격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지난해 3월 이후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장중 온스당 1009달러까지 오르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1000달러를 넘어섰다. 그 외에도 연초 이후 국제유가와 비철금속 또한 급등세를 보이며 원자재 펀드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자재 펀드에 대한 투자는 다소 신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원유, 단기적 상승 가능성 낮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원유는 단기적으로는 박스권 움직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향후 원유가격의 급락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선진국들의 경기회복과 함께 실질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박 애널리스트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들이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원유소비량이 월등히 많은 OECD 회원국의 경기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전세계 실질 원유수요 회복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OECD국가의 원유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추가적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부실 가능성과 실업률 증가에 따른 소비회복 시기가 불확실하기에 원유수요의 실질적 회복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 OPEC의 생산량 감소로 잉여 생산량이 높아지고 있다. © 이뉴스투데이

또한 “석유수출기구(OPEC)가 지난해 8월 이후 회원국의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으나 전체 원유 생산의 40.4%를 담당하는 OPEC의 잉여생산가능량이 지난 7월말 기준으로 높은 수준에 있기 때문에 공급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 단기적으로 원유가격의 급등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천정없는 금가격, 금펀드 들어야 할까
 
원자재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금이다. 최근 들어 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금펀드’ 등 금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에 대해 당분간은 강세 흐름이 유지될 것이나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 금은 가치보존형 자산이기 때문에 가격이 자체 수급요인 외에도 매크로 환경 변화에도 민감하기 때문이다.

정문석 한화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금 강세의 배경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보통 금 가격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강세이며, 하반기 중에서도 특히 9월에 강세를 보인다”면서 “올해도 9월초부터 이러한 기초수급 요인을 반영해 금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  월별 금 가격 상승률   © 이뉴스투데이

그는 뜬금없어 보이지만 금 강세의 배경에는 오바마 정부의 의료보험 개혁안도 하나의 요소라고 설명한다. 6000억에서 1조달러 가량의 재정적자 요인이 발생하는 개혁안은 미국채의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져 금융위기 이후 금이 강세를 보인다는 것.

또한 미국 정부 주도로 에너지 투기를 억제해 에너지 가격의 과도한 변동을 막으려는 조치가 논의되고 있는데, 현재 규제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고, 만일 규제하게 된다면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자연스럽게 금이나 은과 같은 귀금속으로 쏠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장식용의 금 수요는 위축될 것이나 투자용은 과도한 상태라는 전망도 있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장신구용은 위축된 상태이나 투자용 수요는 최근 활기를 띄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인도 최대의 축제인 디왈리 축제로 인해 9월과 10월에는 역사적으로 금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왔으나 올해는 80년래 최악의 가뭄을 맞아 인도 국토의 1/3이 물 부족 상태에 처해 귀금속 지출이 예년에 비해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아직 금의 추가적인 상승 요인은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주요국 외환보유액 중 금 보유량 증가 및 시카고상품거래소 내 비상업성 순매수 확대는 금 가격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윤 이코노미스트는 “WTI가격과 비교해 볼 때 금의 가격은 여전히 고평가된 상태”라며 “연초 이후 전개됐던 WTI가격의 가파른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금/WTI 가격 비율은 여전히 2000년 이후 평균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수요측면에서 보더라도 투자자금이 금에 과도하게 쏠려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 원자재펀드, 조정시 분할매수 전략 바람직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원자재 가격이 경기 움직임에 선행함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에는 조정시마다 분할매수에 매집해 나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비철금속의 경우 단기조정에 대한 가능성이 높은데, 올해보다는 2010년에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 실질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한 고수익/고위험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원자재관련 파생상품형보다는 주식형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역사적으로 보면 원자재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위험수준 역시 더 높았던 반면 원유, 금속, 농산물 등의 가격을 지수화한 실물자산인덱스(Commodity Index)의 경우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위험수준도 낮았기 때문에 보수적인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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