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맨 전성시대? 이젠 옛말...공기업은 외풍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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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맨 전성시대? 이젠 옛말...공기업은 외풍까지
예산 인력 "싹둑"...공신 대신 구조조정 1순위...코레일 '단명' 자리
  • 이뉴스투데이
  • 승인 2009.04.2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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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맨 하면 잘나가는 부서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홍보실 상황이 달라졌다.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수명이 짧아짐은 물론 연구 개발과는 달리 비용절감을 위해 가장 먼저 예산이 깎이거나 조직이 축소되는 등 '눈칫밥(?)'을 먹을만큼 위상과 역할이 약화되고 있다. 공기업의 경우에는 정권교체의 외풍까지 타게 된다.
   
코레일은 홍보실장이 1년 3개월만에 바뀌었다가 다시 2년만에 또다시 교체되면서 단명자리가 되고 있다.
 
코레일은 최근 지난 2007년 3월 취임한 김학태 홍보실장 후임에 김흥성(50) 전 GTV(강원민방) 보도국장을 영입해 임명했다.
 
김 실장은 강원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 경향신문과 GTV 취재팀장 등 신문과 방송에서 24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이번 교체는 보수성향의 허준영 사장이 취임하면서 홍보 역량 강화를 위해 이뤄졌다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지난 4월 10일 영상 간부회의에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국민들이 우리가 잘 하는지 모르면 소용이 없다"면서 "홍보가 일의 절반인 만큼, 일 잘하는 코레일이 되려면 홍보도 잘 해야 한다"며 홍보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어 언론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 실장을 영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레일의 정책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홍보사령탑이 자주 바뀌고 있어 기대대로 효과가 나타날 지는 의문이란 지적이 많다.
 
이번 홍보실장 교체는 홍보역량 강화 차원이란 설명과는 달리 문책성격이 강한 물갈이 교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 김학태 전 실장은 홍보실장 교체 이후 보직을 맡지 못한 채 퇴사했다.
 
김학태(47) 전 실장은 한겨레신문 채널사업팀장과 델리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을 거쳐 국정홍보처 영상홍보원(KTV) 방송주간을 지낸 뒤 외부영입된 케이스지만 여당의 색깔과 어울리지 않는다.
 
국정홍보처는 참여정부가 신설해 정부정책을 홍보를 총괄했지만 한나라당과 각이 서는 등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다 결국 현 정부들어 폐지된 반면 허준영 사장은 참여정부에서 치안총수 자리까지 올랐지만 시위 농민 사망으로 퇴진한 뒤 말을 갈아타고 부활했다.
 
게다가 얼마전엔 일부 보수인터넷매체에 광고추진을 놓고 과정에서 감사실의 부적절한 협조요청이 있었다는 말이 돌면서 청와대에서 진상파악에 나서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태 전 실장에 앞서 홍보실장을 맡았던 박천성 전 실장도 2005년 12월 홍보실장에 임명됐지만 외부영입 인사인 김학태 전 실장에 자리를 내주고 1년 3개월 만에 중도 하차하고 퇴사한 경우다.
 
또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운영중인 한 영화관은 영화산업이 침체되면서 홍보실 조직을 대폭 축소했다. 홍보팀을 지난해 절반규모로 축소한 뒤 올들어서는 아예 팀을 해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철강계열사들도 올해 재무팀과 홍보팀 간에 예산을 놓고 상당한 힘겨루기를 해야했다. 한 관계자는 "일반소비재가 아니다보니 평소 자동차 등에 비해 홍보예산이나 인력이 절대 부족했는데 최근 경기상황 마저 악화되면서 재경팀으로부터 예산을 타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T는 올해 예산이 무려 100억 이상 깎이는 등 수난을 겪었다. 수장이 뇌물수수로 구속되는 등 비리파문을 겪은데다 KT와 KTF간 합병을 앞두고 투명경영 정착을 위한 집중감사가 홍보실에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전용됐던 홍보예산과 휴일 기사 수당 등이 감사에 지적돼 회수조치되기도 했다.
 
중견그룹으로 성장한 STX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STX는 대대적인 M&A에 따른 자금소요가 많았는데 지난해부터 글로벌 경기침체까지 엄습하고 선박발주 감소 등에 따른 수주실적 악화 등으로 초긴축 경영을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사장이 교체된 이후 새로 홍보실장이 임명되면서 그동안 홍보사령탑 역할을 해온 정근영 상무는 보직을 새롭게 옮겨 국내영업본부 인천지사 중역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보기 드물게 홍보실장의 역할을 인정받은 것이다.
 
'더 힐 스테이트'라는 브랜드를 히트시킨 여세를 몰아 개발이 한창인 인천과 송도, 청라지구 사업에 전진 배치됐다.
 
삼성그룹의 경우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전략홍보실이 지난해 전략기획실 해체와 함께 해체, 축소되면서 현재는 최소한의 인원이 이건희 전 회장 등 그룹의 오너일가 관리와 그룹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축소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홍보팀이 불미스런 일이 생겼을 땐 회사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반대의 경우엔 홍보나팔수가 되면서 공적을 인정받기도 했던 때가 있었다"며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홍보팀 예산이 대폭 삭감되거나 아예 배정되지 않았다"며 "하반기 역시 예산이 배정될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때론 회사의 방패막이 역할을, 때론 홍보전위대로 회사이미지를 살려온 홍보맨들의 위상이 높았지만 경기침체를 맞아서는 위상약화와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해가기 만만치 않은 상황을 맞고 있다.

<권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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