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강남 대체도시'로 추진중인 송파(위례)신도시 건설계획을 전면 재검토 내지 대폭적인 축소가 추진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년간의 정책설명과 부처간 협의를 거쳐 확정돼 민간토지 보상이 80% 이상 완료되고 완공시기가 불과 5년 앞으로 다가온 상태에서 갑자기 재검토 추진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와 국방부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청와대에 송파신도시 건설 전면재검토를 요구하고 국토해양부에도 송파신도시 건설중단을 요구하는 공문(3월 18일)을 보냈다.

국토해양부는 이에 대해 신도시건설은 예정대로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며 규모 축소내지 건설 유보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송파신도시 건설을 강행할 경우 군 안보상 취약점이 노출되고 전시에 군 작전 수행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송파신도시 추진구역내의 특전사령부는 항공침투라는 특성상 서울공항과 인접해 있어야하고 수도방위를 위해 40km를 벗어나면 안되며 장성과 원로들이 즐겨이용하는 남성대 골프장의 경우 유사시 군사물류기지로 전환하도록 돼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국방부는 부대를 이전할 경우 활주로방향이 신도시와 인접하게 돼 항공소음으로 민원이 야기돼 서울공항마저 이전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이고 있다. 

청와대도 국방부의 손을 들어주고 부처간 업무협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재검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이와관련 정부 일각에서는 재검토 추진론이 국방부의 안보상 허점 노출 때문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안보논리는 허울상 명분일 뿐이고 뭔가 말못할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의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참여정부가 송파신도시 건설을 추진하자 내내 반대해왔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시절인 2005년 강남과 송파 재건축을 통해 10만가구를 공급하고 강북은 2011년까지 뉴타운사업을 통해 10만가구를 공급하는 데 4만가구를 짓기 위해 신도시를 짓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2012년 이후로 유보해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함께 남성대 골프장을 남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 골프장을 자주 찾는 군 원로들을 중심으로 이전 반대주장이 완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주한미군 소유의 성남 골프장이 주한미군의 평택이전시까지 수도권에 대체골프장을 만들어주기로 했지만 국방부는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을 희망하고 있어 협의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잠실 제2롯데월드를 허가해주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송파신도시 반대입장을 들고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가장 힘을 얻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 국방부는 안보논리를 내세워 제2롯데월드 신축허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다가 현 정부 들어서 신축허용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당시 안보문제를 들어 반대하던 정부가 롯데월드 신축 문제와 관련해 활주로 방향을 옮기면서까지 경제논리를 내세웠다가 신도시 건설에 있어서는 안보논리를 적용하고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정부의 송파신도시 건설 재검토는 이명박 정부가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요청을 들어주기 위해 안보정책의 일관성마저 흔들리며 특혜를 주기위한 것이라는 의혹마저 낳고 있다.
 
재검토 소식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자 국방부 원태제 대변인은 최근 긴급 브리핑을 갖고 "송파신도시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예상되는 전.평시의 군사적 관점에서 우려를 관련부서에 공문은 보내지 않았고 실무자선에서 몇차례 국방부의 우려를 설명한 것뿐"이라고 한발 뺐다.

그는 "송파신도시의 전면재검토를 요구한 것은 아니고 현재 시공사가 선정돼 이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학생중앙군사학교, 종합행정학교, 국군체육부대 등은 예정대로 이전한다"며 "특전사와 남성대골프장은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윤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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