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이라 불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것은 증권·선물·자산운용사다.
 
금융투자업종은 전통적인 투자은행업무를 투자매매, 투자중개, 집합투자, 신탁, 투자자문, 투자일임업으로 총 여섯 개로 나누어 분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은행(IB)화를 꿈꾸던 업계의 움직임이 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금융위기로 인해 현재 업계는 잔뜩 움추린 모습이다.
 
■ 현재 신규사업 진출 ‘없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일 현재 자통법 시행 이후 신규사업 진출을 인가 받은 곳은 한맥선물과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2군데 뿐이다.
 
이중 한맥선물은 증권투자중개업을 받아 지난달 4일 한맥투자증권으로 전환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펀드업무전반을 취급할 수 있는 집합투자업을 인가받았다.
 
기존 증권사들의 경우는 현재 투자매매, 중개, 자문, 일임, 집합투자, 신탁업 여섯가지 모두를 영위한다는 계획이나 현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금융위원회에서 라이센스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
 
한 증권사 관계자는 “2월 4일까지 기존 업무에 대한 재인가를 완료하고 4일 이후부터 신규업무 인가를 받기로 되어 있었다”면서 “이 두 회사는 어째서 업무 허가가 났는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4일 이후 현재까지 신청한 곳은 한곳도 없다”고 5일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금융위원회에서는 법 시행 후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이드라인 조차 제대로 제시하지 못해 신청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류는 모두 준비 되어 있다”면서 “금융위에서 OK싸인이 떨어지는대로 바로 신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구)한맥선물과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신청을 받아들인 이유는 재인가 재등록 하던 사람들이 한 일이라서 왜 받아들였는지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인가에 대해서는 “된다고 해서 당장 하는 것이 아니라 몇 년씩 안하는 경우도 있다”라면서 “다른 나라의 경우는 인가가 나는데 10년씩 끌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신규업무허가 가이드라인은 3월 중순에서 말 정도에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관계자의 설명과는 다르게 이날 오후 금융위는 ‘금융투자업 인가의 기본방향과 운용계획’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인가시 시장리스크를 감안하여 리스크가 적은 분야부터 우선적으로 심사하는 등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이며 신설 인가보다는 기존 회사의 업무 추가를 중심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민간 평가위원회를 통하여 사업계획의 타당성 등 질적 요건을 심사함으로써 심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대형 IB꿈꿔도 인력부족부터 해결해야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나왔으니 바로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실제로 지난해 베어스턴스등을 위시한 글로벌 IB의 몰락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장밋빛 미래로 가득했지만 현재는 리스크 관리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해서 IB강화의 꿈을 버리지는 않았다. 실제로 굿모닝신한증권의 경우 이휴원 사장이 새로 취임하며 IB강화를 화두로 던져 IB총괄 부문이 신설됐다.
 
하나IB증권과 합병한 하나대투증권은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M&A자문업무 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며 지난해 리먼브라더스 유동화 채권 관련 사태로 적잖은 피해를 입은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IB그룹을 넷으로 나눠 사장 직속체제로 운영하게 됐다.
 
신설사들도 자통법 시행으로 투자산업간의 경계가 풀어진 상황에서 신규사업에 진출해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안에 꼽히는 종합금융투자회사로 가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지난달 김명한 KB투자증권 사장은 “오는 2013년까지 자본금 3조 5000억원, 자산규모 25조원 연 순이익 5000억원 규모의 국내 탑 3 종합금융투자사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의 악화된 금융 상황으로 인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규 사업을 강화하고 진행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인원이 필요한데 자통법 시행으로 인해 증권사들의 재편이 가속화되며 기존의 증권사나 신규 증권사 모두 인력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인력 충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지난해와 신설증권사 설립때와 같은 같은 증권 인력의 대이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유병철 기자> dark@enewstoday.co.kr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