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6일 4개월만에 또다시 설탕 값을 큰 폭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제분업체들도 밀가루 값 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서민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식품소재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음료, 빵, 과자 등 가공식품들의 가격 인상도 이어질 전망이다. 또 수입과일, 양파 등 생필품 가격도 급등세를 타고 있어 정부의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CJ제일제당은 9일부터 설탕 제품의 출고가격을 평균 15.8% 인상키로 했다. 지난해 11월 15% 인상에 이어 4개월만에 또다시 올린 것이다.

삼양사도 이달 중으로 설탕 값을 인상할 예정이어서 설탕 값 인상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설탕 값 인상은 곧바로 음료, 과자, 빵, 식당 음식 등의 오름세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설탕보다 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밀가루다. 설탕의 경우 과당이나 전분당 등 대체재가 있지만 밀가루의 경우 식품 전반에 사용되는 필수 재료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밀가루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밀가루 가격을 인하했다가 올리지도 못한 채 정부와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업체들은 현재의 환율추세가 지속될 경우 밀가루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적당한 인상시기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초부터 콜라와 사이다, 식용유, 세제, 소주 등 서민들이 많이 먹고 쓰는 생필품들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됐다.

진로가 소주 출고가를 올리면서 참이슬(360㎖)이 대형마트에서 1월초부터 1천 원으로 6% 가량 올랐다. 코카콜라(1.8ℓ)가 1월초 기존 1천640원에서 1천770원으로 7% 가량 인상됐고, 코카콜라의 제품인 환타와 미닛메이드주스도 캔과 페트제품이 모두 5~10% 가량 인상됐다.

CJ제일제당의 대두유(1.7ℓ)와 포도씨유(900㎖)도 지난달 19일 각각 5천750원과 9천500원으로 10%, 17%씩 인상됐다. 세제 중 옥시크린(3㎏)이 지난달 기존 1만5천700원에서 1만7천400원으로 10% 안팎으로 인상됐으며, 피죤(3.5ℓ)이 기존 6천950원에서 7천880원으로 13% 가량 올랐다.

편의점에서 주로 판매되는 우유 등 유제품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현재 소비자가격이 지난해 연초에 비해 20% 이상 올랐으며, 아이스크림도 30-40% 가량 오른 상황이다.  양파 값도 이마트 등에서 1망(8개,1.7㎏) 가격은 4천580원으로, 지난해 3월에 비해 무려 64.7%나 올랐다.

환율 상승으로 오렌지, 바나나, 파인애플, 키위 등 수입 과일 값도 지난해에 비해 30~100%까지 비싸졌다. 

급등하는 환율은 이들 식품업체들을 한계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CJ 관계자는 "원.달러당 환율이 100원 오르면 1천억원의 손실을 보는 원가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연초 원.달러 환율을 1천200원으로 예상했는데 1천500원을 훌쩍 넘자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환율급등이 계속되면서 제분업체들의 적자폭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세전 손실이 343억 원을 기록한데 이어 4분기에도 65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삼양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환율이 1천200원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1천560원 수준으로 30% 이상 올랐다"면서 "이로 인해 수입원가 상승, 환차손 등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50~60%의 원가 상승 부담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제분, 동아제분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가격인상만은 선뜻 결정하지 못한 채 환율 하락만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 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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