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생존경쟁 내몰린 유화업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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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으로 생존경쟁 내몰린 유화업계 '위기'
SK에너지 호남석화 해외사업 최대위기, 생존위해 적과의 동침도
  • 이뉴스투데이
  • 승인 2009.03.0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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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직후 과잉설비와 과잉공급 문제를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유화산업이 이번에는 후발국의 설비증설과 세계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안팎으로 위협받고 있다.
 
국내 최대유화업체인 SK에너지 신현철 부회장이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50% 이상 수출하지 않으면, 그만큼 공장 가동을 줄일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을 인식하자"고 했을 정도다.

다행히 유화는 지난해 말 공장가동률이 60~70%까지 떨어지며 최악의 위기상황을 넘기고 올들어서는 공장 가동률이 100%에 이르는 등 회복세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많다. 2분기 이후에는 준공을 앞둔 중동지역의 대규모 증설물량이 월등한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대량으로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게다가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수요도 감소할 전망이다.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는 지난해 10월 전체 60개 공장 중에서 비닐과 타이어, 섬유 등 생활필수품의 기초원료인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만드는 나프타분해공장(NCC) 한 곳이 일시 가동을 멈춘 바 있다.

충남 대산단지나 여천산업단지, 울산콤플렉스 등 국내 대형 NCC단지가 언제든 다시 공장가동소리가 조용해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수요위축 파고를 헤쳐라" = 생산액(2007년 47조 원) 기준으로 국내 4위 산업인 유화산업은 전체 수출에서 5~7위를 차지하는 주요 품목이다.

2007년엔 288억달러로 전체수출액에서 7.8%의 비중을 차지하며 전체품목 중 5위를 차지했고 2008년엔 322억달러(7.6%)로 반도체(327억달러)를 바짝 추격하며 전체수출품목 중 7위를 기록했다.

석유제품과 유화제품은 지난해 고유가와 높은 환율 등으로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품목 수출이 곤두박질하는 가운데서도 두자릿수 증가율(유화 11.6%, 석유제품 57.6%)을 기록하며 모두 300억달러대 품목대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위축과 공급과잉 심화, 치열한 경쟁 등으로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수출 전망에서 석유화학제품은 3.2%, 석유제품은 24.6%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천NCC 등 국내 나프타생산업체 7곳의 영업이익률은 2007년 8%에서 2008년 1~3분기 5.5%, 4분기 1.4%등으로 등으로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업계에선 비상경영체제 등 생존전략 마련에 나서는 등 돌입하는 등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 시장다변화로 위기 돌파 시도 = 유화업계는 자원과 시장확보를 위해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유화업체들의 해외직접투자도 2005년 1억 4,900만 달러에서 2007년 3억 8,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침체로 인해 해외진출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고 있다.

호남석유화학과 SK에너지가 에틸렌과 관련 제품 설비을 위해 중동 카타르와 중국 우한에 추진 중인 합작공장 추진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SK그룹은 중국내수를 겨냥한 현지기업화 전략으로 지난해 말까지 체결키로 한 시노펙과의 본계약을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사업의 사업의 베이스캠프로 삼고자 한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핵심사업이 최대위기를 맞은 것이다.

SK관계자는 "지난 연말로 예정됐던 본계약을 언제 체결할 수 있을 지 예상하기 힘들다"며
"현재 상황이라면 '우한NCC' 프로젝트를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호남석유화학은 중동의 카타르페트롤리움과 합작사업인 석유화학 프로젝트가 가동예정인 2012년 초에서 1년 이상 늦어지게 됐다. 프로젝트 수립 당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일 때 산정한 것이어서 원점에서 다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유화업체들은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중국, 인도, 미국, 독일 등 전 세계 15개국에 생산.판매법인과 지사를 두고 석유화학, 산업재, 정보전자소재관련 제품을 160여개국에 팔고 있다. LG화학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중국과 동남아 위주의 수출시장에서 벗어나 남미와 아프리카 시장공략에 나섰다.

전체 매출액 비중의 70%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삼성토탈도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토탈은 특히 기존 합성수지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시장을 벗어나 일본, 남미, 동남아 등 새로운 시장 개척 등 수출다변 화에 사운을 걸고 있다.

삼성토탈은 이와함께 원료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삼성토탈은 기존 원료인 나프타 공장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의 비중을 줄이고 LPG의 비중을 확대해 리스크를 줄이고 경영안정성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기존 나프타 사용량의 20%를 LPG로 전환시킬 계획이며, LPG가격이 낮아지는 여름철에는 40%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 경쟁업체끼리 상생 .콜레보노믹스. 활발 =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생존전략으로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콜레보노믹스(Collaboration+Economics · 상생경제학)가 확산되고 있다.

같은 단지내 업체간 제휴는 물론이고 울타리를 넘어 먼거리의 기업간에도 부산물과 폐에너지 등을 교환하거나 공동으로 활용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는 삼성토탈이 프로필렌 설비를 건설, 운용하는 대신 LG화학과 롯데대산유화가 원료를 공급하고 대신 프로필렌을 삼성토탈로부터 공급받는 협력 시스템을 지난해 8월부터 가동, 200억 원의 투자비와 연간 시설 운용비 100억 원을 절감했다.
 
대산단지 관계자는 "현재의 상생협력을 발전시켜 2011년까지 1,200억 원을 투자해 공단안에 낮은 원가의 석탄 보일러를 공동으로 설립해 스팀을 공동 사용해 스팀 원가를 톤당 1만 3,400원씩 절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토탈은 최근에는 전남 여수단지의 GS칼텍스와 연간 7만톤의 '방향족 혼합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이를 통해 운송비 등을 제하고도 각각 60억원의 추가수익을 올릴 수 있다. 삼성토탈과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상호간 수소공급 계약을 맺고 각각 연간 20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얻고 있으며 코오롱과 STX 열병합발전소는 폐기스팀재 활용 계약을 맺었다.

정유업계에서도 라이벌인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가 강원도 동해 저장탱크를 공동으로 사용키로 했다. 위험시설로 인식돼 주민들의 반대와 땅값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

이와함께 업체들은 조그마한 틈새시장도 흘려보내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수화학은 합성세제 원료인 연성알킬벤젠(LAB)을 국내 단독 생산해 중국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삼성정밀화학은 의약품 캡슐 표면을 코팅하는 데 사용되는 의약용 코팅제인 '애니코트'를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경제위기를 맞아 적과의 동침까지 선택한 국내 유화업계가 경제위기의 파고를 넘어설 지 주목된다.
 
<이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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