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참사와 관련 경찰이 도심테러를 방치할 수 없어 강제진압이 불가피했다는 설명과 달리 경찰이 과잉진압을 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에따라 경찰의 무리한 진압을 한 경찰 수뇌부에 대한 과잉진압 지휘 책임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찰이 특공대를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철거민 시위가 격렬해지지기 훨씬 이전에 승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투입결정을 했다는 19일 저녁 7시보다 10시간 전에 이뤄진 것이다.

경찰은 철거민들이 19일 오전 5시께부터 농성을 시작하자마자 3시간 30분만에 경찰특공대 투입을 결정했다.
 
서울경찰청 김수정 차장은 용산경찰서에서 참사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19일 낮 용산경찰서장이 특공대 투입을 건의했으며 이날 저녁 (7시) 김 청장과 차장, 경비·정보부장들이 참석한 대책회의에서 청장이 최종 승인했다"는 발표가 거짓말로 드러난 셈이다. 

21일 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용산4구역 관련 상황보고'에 따르면 경찰은 19일 오전 9시, 낮 12시 55분, 오후 2시 등 3차례에 걸쳐 용산 재개발 4구역에 경찰특공대 2개 제대(1개 제대는 3팀 총 20여명)를 출동지시했다. 오후 2시엔 현장배치를 완료했다.

김 의원은 철거민들이 화염병 쇠구슬 등 과격시위보다 경찰 특공대 투입지시가 먼저 이뤄졌음이 입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차장)는 경찰이 망루 안에 인화물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 들어갔고 망루 안에 시너가 뿌려져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지난 19일 철거민 점거농성 시작 당시 경찰 상황보고도 시너 70여통이 옥상에 쌓여있다고 명시했다.

서울경찰청 김수정 차장도 20일 브리핑에서 멀리서 시너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얀 통이 있었는데 70여통까지인지는 몰랐다며 화염병을 만들기 위해 시너가 있었고...라고 말했다.

경찰이 인화성 위험물질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용산 경찰서 정보과 형사들도 "건물 내부에 인화물질이 많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보보고를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염병을 만들기 위한 시너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에따라 무모한 강경진압을 지휘한 경찰 수뇌부의 지휘책임자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21일 연행된 철거민들은 발화 원인과 관련 경찰과 철거민간에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검찰은 전날에 이어 21일에도 현장에서 체포된 철거민들을 상대로 조사했으나 "화염병을 들었다는 진술은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망루에 있다 마지막으로 3층과 4층에서 탈출한 뒤 체포된 철거민 4명도 화재원인에 대해 "모른다" 또는 "화재와는 관계없다"는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망루에 진입했던 경찰관들 중 대열의 선두에 있었던 일부는 "불이 붙은 화염병을 봤다"는 진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들 철거민들과 경찰관들을 상대로 화염병의 사용 여부과 최초 발화지점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면 이르면 이날 중 사고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검찰은 당시 전체 점거농성자 30여 명 가운데 세입자는 10명, 전철연 회원은 12명이었으며, 나머지는 신원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내정 발표가 난 후 열린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위대에 대해) 경찰이 필요 이상으로 강경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과 원칙대로 했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법과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청와대와 코드맞추기나 과잉충성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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