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시작된 세계경제 하강이 본격화되면서 올해도 글로벌 경기침체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높은 수출의존도라는 취약성을 안고 있는 한국경제는 내수침체와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향후 전망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시련에 직면했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기축년 새해를 맞아 자동차 조선 전기전자 등 주요 산업전망을 4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 1. 자동차 2. 전기·전자 3. 조선 4. 유화
 
◆ 자동차 시장 축소 속 생존경쟁 =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세계 빅3의 몰락과 토요타가 오랜 만에 적자로 돌아선 자동차 시장은 그야말로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규모의 경제’라는 말이 무색하게 빅3의 몰락은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미래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언제든 몰락의 길로 접어든다. 한국도 일부 업체는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지난해 고유가 등 원자재가격 급등이 진정되자 4분기 이후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신용이 경색되고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자동차시장은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부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최대 시장인 미국은 1320만대로 지난해보다 50만대 정도 수요감소가 예상되고 유럽시장 역시 7%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 위기원인 경기침체보다 '과잉공급' 더 커 = 자동차 산업이 왜 이렇게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을까. 
 
전문가들은 우선 지난해 10월부터 본격화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를 꼽고 있다.   
 
신용경색에 따른 신용판매가 줄어들고 재고 누적에 따른 자동차산업의 해고와 근로자들의 수입이 줄어들어 결국에는 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이고 영구적인 원인은 신자유주의 논리에 따른 무한경쟁으로 인해 생산라인 확장 경쟁으로 인한 생산설비 과잉문제라는 지적이다. 
 
전세계적으로 생산대수가 판매대수를 매년 초과하는 과잉공급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세계 3대 자동차메이커가 글로벌 생산체체를 갖췄지만 곳곳에서 가동을 멈추고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맏형격인 현대자동차도 글로벌 생산기지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난해는 40년 역사상 처음 생산량을 줄이는 수모를 겪었다.
 
국내적으로도 소비침체와 고용불안 등이 겹치면서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오히려 지난해 지난해 말 대한상공회의소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채용계획 조사에서도 자동차 업종은 올해 채용인원을 지난해보다 50.3%나 줄일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 업체마다 생사기로 위기감 = 쌍용차는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한 해를 맞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자금부족에 허덕이며 12월분 월급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고 최근에는 퇴출대상으로까지 거론되며 정부에 손을 벌리고 있다.

GM대우차도 GM본사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면서 수출은 물론 생산까지 중단하며 출범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그동안 출시했던 신차들도 판매부진에 빠지며 공장문을 닫고 있다. 르노삼성차 역시 프랑스 르노그룹에 인수되면서 삼성자동차에서 르노삼성으로 간판을 바꿔단 이후 첫 조업중단의 아픔을 맛보았다.

현대기아차도 창사 이래 40년 만에 최초로 감산에 나서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위기는 곧 '기회'다 = 하지만 위기는 기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

하지만 업체들마다 마케팅 강화를 통해 판매부진 타개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미주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고연비 소형차’를 내세워 불황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미국과 유럽시장에 현지 사정을 감안해 중형차 보다는 소형차 판매에 주력하고 유럽지역에서도 소형차 판매 증대를 통해 시장수요 감소에 대응키로 했다.

현대차는 최근 체코 공장에서 준중형 i30 생산개시에 들어가면서 기존의 i10, i20과 함께 중소형 차종의 라인업을 탄탄하게 구축, 이들 차종의 판매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동유럽 시장은 중대형 차량 및 SUV 시장을, 기타 국가는 소형 및 준중형차 공급 증량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고 신흥 시장은 현지 시장에 적합한 모델을 개발, 판매하는 마케팅 세분화를 통해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 그린카 개발로 미래시장 선점해야 = 하지만 마케팅 전략만으로 아무리 뛰어난 계획을 수립하더라도 첨단 친환경 기술 개발없이는 한계에 부닥칠 수 밖에 없다.
 
미국의 3대 메이커가 부시정부의 친환경 기술개발 소홀로 인해 후발국들에게 기술역전을 당하면서 존립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이 때문에 친환경 기술개발은 미래 자동차 시장의 패권을 좌우하게 될 미래시장 선점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역시 하이브리드나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적인 첨단기술에 대한 관심이 적어 오래전부터 친환경기술 개발에 나선 무장한 일본과 큰 격차를 보이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선두그룹을 달리고 있지만 자동차의 허파인 하이브리드 엔진이 차량에 부착이 불가능한 수준이어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kg 정도돼야 자동차에 부착이 가능한데 현재는 100kg에 육박할 만큼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행히 현대기아차는 다가오는 그린카 시대를 앞두고 미래성장동력으로 하이브리드카와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까지 하이브리드와 연료전지차 시장은 약 8조 7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4만6000명의 일자리 추가창출이 가능하다. 2030년에는 고용증대와 생산유발효과가 8만8000여명, 16조 8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올해 하반기 하이브리카 양산을 시작으로 2012년 수소연료전지차를 조기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내년 7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차를 양산하고 2010년에는 쏘나타급 중형차 하이브리드차로 북미 그린카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는 일정을 수립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2018년 하이브리드차 50만 대 양산을 위해 연구인력 및 조직 보강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미래자동차 시장을 선점, 장기적인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은 희망을 낳고 있다.
 
<이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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