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무자년(戊子年)이 가고 기축년(己丑年)을 맞이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변동성 장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최저, 사상 최악 등을 볼 수 있을 만큼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던져줬다.

지난해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10월 24일 938.75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7년 10월 말 코스피 지수가 2064.85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1년간 말 그대로 반토막이 난 셈이다.

시장이 한 때 패닉 상태에 빠져 코스피가 500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미 통화스왑과 한·중·일 통화스왑,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인하,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신 뉴딜정책, 유가 하락 등 증시에 도움이 될 호재들이 쏟아지며 투자심리는 점차 안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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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 주가 변동성 클 듯

증권사들은 2009년 코스피가 최저 800, 최고 1415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 최고치와 최저치가 600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은 올해에도 변동성이 강한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하락한지 17개월이 넘었고 하락폭도 과거 침체기 평균치보다 더 크다”면서 “실물경기의 본격적인 조정은 불과 지난 3분기부터 진행됐기 때문에 착시 현상을 주고 있다”며 주가 변동성 발생 원인을 설명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기 둔화가 국내 경기 위축을 결과할 것”이라며 “2009년 국내 경기는 카드 버블 붕괴때보다 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같이 부채 증가에 따른 후유증을 겪는데다 세계경기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수출 둔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시장 안정화 변동성 해소

정부가 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으나 상당 기간 국내외 시장에서 경제위기를 빠른 시일내 해결할 실마리를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이며 하반기부터는 시장의 혼란이 진정되고 변동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데 견해를 같이 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세계적인 디플레이션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펀더멘탈 측면에서 위기가 해소되기까지는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는 여전히 진행중이며, 국내외환시장과 금융시장도 아직은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 센터장은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있어 내년 하반기부터는 경기 둔화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금융위기가 상당 부분 수습되고 실세 금리와 주가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정 시점에 축적된 유동성이 힘을 발휘하면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유동성 장세 주가 50% 상승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를 바라보는 첫 번째 포인트로 ‘유동성’을 꼽았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스트래지티스트는 “세계 각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과 감세안을 동시 다발적으로 쏟아내고 있다”며 “신용경색이 해소되는 단계에서는 거대한 돈다발이 남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지원자금 대비 최종 상각액간의 단순 차액이 4조 5000억달러에 달하며 금융권 상각금액과 지원액간의 차이, 그리고 경기부양용 자금 투입액과 감세효과 등까지 감안하면 각각 세계 GDP대비 잉여유동성은 7.3%, 2.4%에 달한다.

이같은 잉여유동성이 한국 증시에 반영된다면 국내 증시의 상승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박 스트래지티스트의 진단이다.

이종우 리서치센터장도 “유동성이 급증해 하반기에 주가를 올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돈의 힘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만큼 유동성 장세가 시작되면 4~5개월 사이에 주가가 50~60% 가까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시장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돌파하고 있는 만큼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동성 랠리의 실현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조익재 리서치센터장은 “잉여자금이 주식으로 이동하면서 유동성 랠리를 가져올 수 있는 충분조건이 될 수 있는지에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센터장은 “일본의 경우 지난 1990년대 이후 유사한 경험을 갖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1998년부터 최근의 미국 상황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면서 “일본의 주식은 채권과 비교해 저평가 됐지만 주가가 반등하기보다는 저평가가 심화됐고 주가도 계속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전세계가 과거 어느때보다 공격적인 통화정책과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당시의 일본 상황보다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병철 기자> dark@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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