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설비투자에 손을 놓고 있다. 투자여력도 없고, 있는 자본은 불투명한 내일을 위해 비축해 둬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성장잠재력은 줄어든다. 경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29일 한국은행과 KDI(한국개발연구원)따르면 글로벌 경기침체와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설비투자는 올해와 내년에 잇따라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환란후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한은 분석 결과, 올해 4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7.2%로 전분기의 4.7%에 비해 크게 악화된다. 이렇게 되면 올해 연간 설비투자 증가율은 -0.2%에 그친다.

내년에는 상반기 -8.4%, 하반기 1.1% 등 연간 -3.8%로 한은은 예상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이 연간기준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것은 환란당시 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연간 설비투자 증가율은 ▲1997년 -9.6% ▲1998년 -42.3% ▲1999년 36.8% ▲2000년 33.6% ▲2001년 -9.0% ▲2002년 7.5% ▲2003년 -1.2% ▲2004년 3.8% ▲2005년 5.7% ▲2006년 7.8% ▲2007년 7.6% 등이었다.

한은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원화의 약세 지속,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내년에 설비투자 감소세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지난 11월초 전망에서 설비투자가 올해 2.1%, 내년에 1.9% 각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를 다시 수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국내 3천6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도 설비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내년 투자액이 91조7천억원으로 올해 계획치인 98조3천억원에 비해 6.8%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산은 조사에서 설비투자가 감소한 것은 2002년(-4.5%) 이후 7년만에 처음이다.

대기업의 설비투자는 8.0%에 줄어드는데 그치겠지만 중소기업은 31.1% 감소해 환란당시인 1998년(-38.8%)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산은은 예상했다. <이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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