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정화미용고 졸업발표회에서 원더걸스로 출연해 폭발적인 환호성을 받았던 3학년 정수연양은 대통령상을 받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양은 통일 관련 응모전 시분야에서 대통령상을 받고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원더걸스로 분장하고 ‘노바디’에 맞춰 춤을 췄다.
 
▲ 지난 19일 정화미용고 졸업발표회에서 원더걸스로 출연한 정수연양, 그는 이날 통일 관련 응모전 시분야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 조미술 기자

요즘 실업계 고등학생들은 어떤 생각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까.
 
설레임. 두려움. 그들이 진출할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헤어, 메이크업, 분장미술에서 작품의상까지 직접 창작한 정화미용고등학교 졸업발표회를 화보를 통해 들여다봤다.
 
▲  정화미용고등학교의 졸업발표회를 위해 분장한 학생들   © 조미술 기자

 
문명의 이기, 탈출하고 싶은 현대인의 모순
 
마치 캐냐의 마사이마라 미녀처럼 서구적인 체격을 가진 두 여학생 모델의 ‘블랙 환타스틱’은  목에 걸고 나온 쇠사슬이 아니라면 금방 세상 밖으로 터져버릴 듯 생기가 넘쳤다.
 
아프리카 원주민처럼 강렬한 바디페인팅과 겹겹이 목에 건 사슬 컨셉으로 동반 출연했던 조재유·주지애양은 “미래의 사이보그와 과거의 원시적 아름다움의 공존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조재유, 주지애의 블랙 환타스틱 © 조미술 기자

작품명 ‘삐에로처럼’은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은 울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순적인 모습을 풍자적으로 담아냈다. 디자이너의 일방적 아이디어에 의해 모습이 바뀌는 마네킹의 반란은 역설적 창의성이 뛰어나게 돋보였다.
 
또한, 문명의 발전과 미래의 풍경을 기하학적 로봇으로 표현하기도 했고 외모가 만능인 현대인의 속성을 ‘기생의 양반쟁탈전’이라는 고전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체인지 걸’은 280년 후 마음대로 필요한 사람을 만들어내는 복제인간의 미래를 담았다.
 
▲ 학생이라고 생각하긴 힘들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식을 반영한 이번 전시회에선 창의성 넘치는 분장들을 선보였다.  © 조미술 기자

그 이면엔 동화 같은 순수한 세상
 
그 밖의 숲 속 요정들의 산책과 만남, 평화를 몽환적인 색채로 표현한 작품과 빛을 잃었던 의상과 메이크업이 헤어로 인해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듭남을 표현한 ‘헤어 테라피’는 헤어과 학생들의 주제의식을 다뤘다.
 
요정의 도움으로 꿈꾸던 파랑새가 된 소녀이야기와 자연을 동경하면서 만든 고양이와 인간의 삶을 비유한 캐츠의 다양한 캐릭터는 귀여움을 넘어 전문적인 분장기술을 보여줬다.
 
환경재앙으로부터 아름다운 사계절로의 회귀를 꿈꾸는 작품은 불안한 미래에서 마치 연어처럼 평화의 회귀를 꿈꾸는 청소년기 감성이 그대로 반영됐다.
 
▲ 학생들은 화려하고 전문적인 분장기술을 이용, 다양한 주제를 표현했다.  © 조미술 기자
주인의식과 전통
 
마지막 작품 ‘독도의 영토분쟁’을 다뤘던 김선영양은 “가수 김장훈이 외국 신문에 독도 광고를 냈던 기억을 더듬어 독도 되찾기에 동참하는 의미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화려함속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패왕별희와 오페라의 유령, 그리고 이집트의 신화와 황진이 등 퓨전과 전통을 넘나드는 작품이 많이 선보였다.
 
▲ 김선영의 '독도의 영토분쟁'     © 조미술 기자
미래의 설레임? 또는 두려움
 
‘얼음의 여신’은 두 얼음의 여신들을 통해 이들이 졸업 후 헤쳐나갈 사회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했으며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라는 작품은 기계적, 다섯 명의 사이보그들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 기계화된 미래를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화 미용고는 2년제 6학기로 짧은 시간에 졸업하지만 학생들은 세상을 길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미용고를 졸업했지만 “졸업생 100% 취업을 목표로 새로 출발한 정화예술대학 방송영상학부에 입학해 미래를 제대로 만들겠습니다”라고 말하는 황인철군의 말처럼 요즘 교육환경이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지만 실업계 고등학생들은 또 그렇게 미래를 훌륭히 준비하고 있었다.
 
졸업 후 세상 밖을 두려워하는 만큼 세상은 또 순수성이 있으니까, 그들의 꿈과 미래가 계획대로 잘 조화를 이루어지길 바란다.
 
<조미술 기자> misurima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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