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4곳중 1곳은 정상적인 경영자금 조달도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서 기업의 옥석가리기가 시작되고, 기업들 15%-20% 정도는 퇴출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견기업 이상인 기업 4곳 중 1곳 정도가 투기등급 이하로 분류됐고 제조업체 3곳 중 1곳은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이 신용평가사가 화사채 등급을 매기고 있는 326개 기업 중 신용등급이 BB+ 이하로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곳이 81개(24.8%)에 달한다.

회사채를 발행할 수준의 규모가 있는 중견기업 4곳 중 1곳이 투기등급 이하를 받고 있는 셈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 BBB와 BB 사이에 부도 위험이 7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채무 불이행 상태(최하위인 D등급)에 있는 업체도 5곳이나 됐다.

물론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등급 분류 기준을 가지고 있어 꼭 신용등급이 낮다고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기업은 은행들이 평가할 때도 낮은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문제는 이들 기업의 경우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적격 등급인 BBB급 기업도 회사채 시장에서 전혀 펀딩을 못하고,  정부가 아무리 강압적으로 나와도  금융기관들이 돈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제조업체 3개사 중 1개 업체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0% 미만, 즉 영업 적자 상태다.

한은이 상장.등록법인 등 제조업계 1천140여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인 업체의 비중은 올해 1분기 26.4%에서 2분기 26.3%, 3분기 30.8%로 급증했다.

이들 적자 기업을 포함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업체의 비중도 올해 2분기 33.6%에서 3분기 39.5%로 급증하면서 40%에 육박하고 있다.

이 비율이 100%에 못 미친다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모두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현금 흐름에 상당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태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559개 사 가운데 1∼9월 실적이 적자를 보고 있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100%) 미만이어서 영업이익으로 빚도 못 갚는 곳이 136개 사(24.3%)였다.

적자 기업이 94개(16.8%)였고, 이자보상배율이 0 이상 1 미만인 곳이 42개(7.5%)나 됐다. 상장사 4곳 중 1곳은 영업을 해서 번 돈으로 이자도 제대로 못 갚고 있는 셈이다. 

특히 10대 그룹의 채무 상환 능력은 1년 전에 비해 개선된 반면 비(非)10대 기업 그룹은 악화했다. 10대 그룹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1∼9월 7.67에서 올해 같은 기간 9.44로 개선된 반면 비 10대 그룹은 5.15에서 4.83으로 악화했다. < 이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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