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극드라마 하면 떠오르는  배우 정명환 (MBC 공채18기 탈렌트)   © 이뉴스투데이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지난 20일 태평양에서 대륙으로 통하는 대한민국의 대문이며 한반도가 낳은 눈물이기도 한 독도에서 감히 낚시를 하겠다는 간 큰 남자가 있어 동행했다.
 
사극드라마 하면 떠오르는 부장급 장수 정명환씨(MBC 공채18기 탈렌트). 낚시를 간 것인지 독도를 지키러 간 것인지 그를 만나 들어봤다.    
 
 
“최초의 독도 낚시대회라는 발상이 독특한데 어디와 함께 하는가”

“최초인 독도 낚시대회는 한국낚시협회(회장: 고명곤)와 한국 레저낚시방송(대표: 김용훈)주관으로 독도 해상 선상에서 한다. 목적이 ‘대한민국 영토 안에서의 자유로운 레저 활동’이기 때문에 잡은 고기는 계측 후 풀어준다.” 
 
 
“낚시는 가능한가?” 

“금지되어 있지는 않지만 안전문제, 독도에 머물 수 있는 시간문제 때문에 실제로 고기를 낚을 사람은 없을 거다. 국경처럼 느껴지는 외로운 독도에서 내 안방이라는 생각으로 낚싯대를 던져보고 싶은 대한민국 주인으로서의 주권활동이다.”
 
 
낚시관계자들이 독도에 도착해서 낚시 배로 옮겨 탈 때 그는 배를 타지 않았다. 하염없이 독도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이 문득 젖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퍼포먼스처럼 느껴져서인가 왜 낚시 배를 타지 않았나?”

“어제 이미 울릉도에서 손맛을 봤다. 아까 말한 것처럼 고기를 낚겠다고 왔지만 나는 지금 추억을 낚고 있다.(웃음)  

20여년전인가? 이미 독도에서 16일간이나 낚시를 했다. MBC ‘독도수비대 7인의 특공대’ 대원 중 1명으로 출연했다. 주의보가 내려 물과 식량공급이 끊겼는데 날이 풀려 군함에 실려 구조될 때까지 막내였던 내가 고기를 낚아 비상식량을 보급했다.
 
극중에선 갈매기 알을 훔쳤는데 갈매기의 공격이 너무 심해 10m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가 철모를 쓰고 다시 올라가곤 했다. 그땐 어민대피소가 없어 갯바위에서 붙어 잤는데 살이 아파 참 처절하고 추운 밤이었다.
 
비록 살아남자고 그랬지만 갈매기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그때 스텝들이 그립다.”  
 

▲  제1회 독도사랑 전국민 낚시대회 및 연안 청소 행사에 참여한 정명환(우측 5번째)  © 이뉴스투데이

“어제 울릉도 낚시는 어땠는가?”

“낚시는 잠깐 했고 쓰레기 청소를 했다. 거창하게 해양 쓰레기 청소하겠다고 했지만 울릉도는 생각보다 깨끗했다. 옛날에 바다 위로 처음 독도를 볼 때 가슴에 손 얹고 애국자 되었으나 막상 내려다보니 육지에서 밀려온 해양 쓰레기천지였다.
 
주최 측에서도 그런 생각을 한거 같지만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폐타이어나 폐 부유물을 치우려 했겠지만 독도나 울릉도안에서 쓰레기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서 허전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수준이 이 정도구나 생각해서 기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대물을 낚는 프로 중에 프로라고 하던데 낚시는 어떻게 인연이 되었는가?”  
 
“10살 때부터 이미 어종을 불문하고 프로낚시 수준의 정교한 낚시를 했다. 집이 워커힐 쪽 강가였는데 친구나 선. 후배 부모님이 대부분 횟집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낚시는 일상이었다.
 
엉켜 버려진 낚시 줄들을 엮고 묶어 잠자리채에 묶었어도 잘 낚았다. 미끼 떡밥이 없어 방앗간 청소해주고 받은 깻묵과 구더기와 지렁이로 미끼를 만들고 타인의 동의 없이 이미 중층 낚시의 선구자가 되었다.(웃음)
 
매생이 배를 타고 나가 어린나이에 40넘는 씨알을 걸면 바늘 털이가 유난히 심해 손맛 아닌 몸 맛(어린 몸에 직접 전달되는 충격)을 봤는데 아마도 그 시절과 낚시가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행복이었고 연기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 ”
 
 
“연기와 낚시가 무슨 관계라도 있는가?”
 
“대본 외우는데 집중력이 최고다. 집에서는 냉장고, 전화, 리모콘의 유혹 등 방해가 많다. 드라마 <연개소문>에서 수나라 대총사를 열연했고 <이산>에서는 중전의 오라버니 김귀주 역을 했다. <조선왕조 5백년>, <허준>, <상도>, <신돈>, <이산>, <인현황후>, <한중록>, <회천문>, <설중매> 등 배역을 받으면 캐릭터와 만나기 위해 바로 낚시도구를 챙긴다.
 
반나절만 집중하면 초인적인 암기능력이 발휘됐다. 무명저수지에 혼자 있으면 금새 귀신이 튀어 나올 거 같다가도 며칠 밤낮 을 몰입하면 무념무상에 빠진다.
 
물속 사정을 잘 모르면서 줄 하나에 의지를 담아 1대1 머리싸움을 하고 나면 고기와 정이 든다. 나는 낚시로 손맛을 봤고 대본을 외웠으니 나를 도와준 파트너 고기는 대부분 놓아준다. ”
 

▲  우리 민족이 지켜야 할 섬 '독도'  © 이뉴스투데이

 “주로 역사드라마를 많이 했는데 독도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하는가?”

“독도는 대륙으로 통하는 대한민국의 대문이다. 우리 대문 안에서 동해의 깊고 맑은 물에서 자란 어류와 손맛으로 소통하며 그 대문을 지켜온 민족의 끊임없는 역사를 느끼면서 내가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각한다. ”
 
 
“사모님은 낚시에 대해서 뭐라시나”

“내 삶에서 낚시는 흥정대상이 아니다. 스트레스 풀고 오라고 하면서도 고기는 가져오지 말라고 한다. 레저를 워낙 좋아해 암벽 스킨스쿠버 윈드서핑 수상스키 패러글라이딩 거의 세미프로수준인데 아내는 그래도 낚시에 점수를 더 준다. 한 낚시터에서 48일간 보낸 사람도 있는데 그에 비하면 얼마나 양반인가(웃음)”
 
 
늘 분쟁지역처럼 여기고 있지만 사실은 독도가 무인도가 아니고 어부가 살고 있는 소중한 우리 땅이라며 “외로운 독도와 주민이 힘들지 않도록 늘 관심 갖어 주세요!”라고 말하는 그의 그의 소박한 웃음이 드라마에서 또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지 궁금하다.
 
<조재형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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