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증권사가 내놓은 증시전망이 단 하룻 만에 ‘엉터리 분석’이라는 오명을 쓰고 투자자들의 웃음거리를 사게 됐다.
 
삼성증권은 10월 23일 종합주가지수 바닥 수준이 1000p 전후가 될 것이며 그 시기는 내년 1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이 증시전망 보고서를 준비하던 22일의 지수는 전일보다 61p가 하락한 1134p로 삼성증권의 전망치가 내놓을 당시의 상황을 감안하면 내심 타당성을 갖는듯했다.
 
그러나 보고서 발표날인 23일에는 주가가 84p가 하락한 1049p를 기록했고 24일에는 110p나 폭락한 938p를 기록하며 삼성증권이 내년 1분기가 바닥 수준이라고 내다본 1000p를 하룻만에 깨뜨렸다.
 
삼성증권이 내다본 주가 전망은 급변하는 국내외 정황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 부실한 보고서였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삼성증권의 보고서가 제대로 된 보고서라면 바닥시기인 내년 1분기까지 더 많은 고통이 뒤따를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어 투자자들을 더욱 씁쓸하게 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주가 분석 오류는 단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하반기 들어 강화되고 수급상황도 개선될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1740~1880P로 내다봤다. 또 8월에는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코스피 지수의 지지선이 1460~1470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불과 한달전인 9월에는 금융위기설이 일단락되자 단기 코스피 예상지수대로 1520∼1600선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의 주가전망은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그때 그때 신축적으로 바꿔져 왔지만 이번에는 급격한 시장상황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삼성증권 홈페이지는 ‘더 빨리 알기에 더 멀리 보기에 삼성증권은 믿을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김대성

 
◇ 애널리스트의 주가전망이 틀리는 원인은?
 
‘주식시장은 신(神) 만이 안다.’ 주식시장의 예측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주는 증권가의 격언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신이 아닌 이상 오류는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고객)들이 내는 수수료로 임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분석과는 분명 달라야 하며 최소한 증권분석 오류를 줄여야하는 것이 그들의 의무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주가전망의 오류를 범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 요인에 의한다.
 
첫 번째는 애널리스트라도 급변하는 국내외 상황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가 급등, 환율 급등, 금리 인상 등과 같은 요인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심리가 얼어붙으면 주가가 큰 폭 떨어지기도 한다. 애널리스트가 국내외 상황을 꼼꼼이 챙기지 않고 피상적으로 시장을 분석했을 때 주가전망에 오류를 범할 수 밖에 없다.
 
둘째는 간혹 회사 내부의 전략이나 정책 결정에 의해 종합주가지수나 투자종목의 목표치가 결정되기도 한다. 증권사는 애널리스트와 투자전략가들의 보고서를 토대로 주식을 보유할 것인가 아니면 팔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회사의 정책 집행 시기와 일반투자들에 대해 정보를 공개하는 시점의 차이에 따라 오류가 발생하기도한다.
 
증권사가 어떠한 연유로 오류가 범했든지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투자자들은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있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증권사를 더이상 신뢰하지 않게 되는 양치기 소년과 늑대의 교훈을 되새겨봐야 한다.
 
<김대성 증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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