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위기설의 원인으로 지목되던 국고채만기일과 쿼드러플위칭데이를 무사히 넘겼지만 추석연휴 중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소식과 BOA의 메릴린치 인수 등으로 인해 실현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정부의 AIG 850억달러 지원으로 인해 한풀 꺾인 줄 알았던 신용위기는 다른 투자은행이나 은행, 저축대부업체 등 타 금융기관들도 언제 파산할 줄 모른다는 위기감이 퍼지며 전일 뉴욕증시는 폭락해버렸다.

업계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현지시간으로 17일 미국 월가에서 살아남은 '빅2' 투자은행중 하나인 모건스탠리가 와코비아나 다른 은행과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파산이 국내 증권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중단기적으로 피해는 보겠지만 미국 정부와 금융권이 전면적으로 나서는 등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리먼사태, 증권사는 큰 손실 없어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리먼브라더스 파산신청에 따라 향후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겠지만 우선은 리먼이 발행하고 국내증권사가 판매한 ELS에 대해 우려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8년 상반기 중 증권회사가 발행한 ELS는 총 15조7,000억원(3,291종목)이며, 이는 전년 동기 발행금액 15.3%가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ELS 발행잔액은 25조 3,000억원으로 전년도말에 비하여 44.7%가 증가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이 리먼브라더스에 투자한 금액은 6월말 기준으로 약 7억2000만불 수준이며, 이 중 주식파생결합상품이 3억9000만달러, 유가증권 2억9000만달러, 대출 2,800만달러 순으로 투자됐다.

국내증권사가 판매한 ELS에는 수익구조와 동일한 채권을 매입해 원리금의 금리위험까지 완전 헤지하는 방식(Fully funded swap)과 주가변동에 따른 손익 현금흐름 만을 헤지하는 방식(Unfunded swap)이 있다.

한 연구원은 “Unfunded swap방식의 ELS는 증권사의 손실은 미미할 것으로 추정되나 Fully funded swap방식의 ELS는 발행사인 리만이 투자금액을 보유하고 있는 형태여서 우선은 판매사가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이 높아 문제가 될 것”이라며 “당분간 증권업종에 대한 센티멘트는 급속도로 악화되겠지만 투자은행들의 연속적인 파산만 이어지지 않는다면 단기적인 고통에 지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리먼브라더스에 대한 노출 3억9,000만달러를 지난 9월 15일 환율 1,110.10원 기준으로 단순계산할 경우 전체 ELS 발행잔액의 약 1.7%수준이다.

박선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금번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신청으로 국내 ELS 판매와 관
련한 국내증권사의 손실 가능성은 존재하나, 리먼브라더스와 관련된 거래 전부가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해외금융기관의 파산으로 추가 부실 발생가능 우려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증권주에 대해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증권사별 노출도가 상이하다는 점에서 리먼브라더스 관련 노출이 큰 증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회복은 언제쯤?

지난 1월 이기봉 삼성증권 퀀트파트장은 ‘모든 비밀의 어머니 : 인구통계학’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와 증시는 단기적 반등을 보여도 결국 2014년까지는 둔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파트장은 인구통계학적인 입장에서 미국 경제와 증시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고, 이 보고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예언이 들어맞은 것.

보고서는 “일부에서는 미국 정부가 이민정책 등을 통하여 인구문제를 억제할 여지가 있고, 국민들이 금융자산을 이미 많이 축적한 상태이며, 기업들이 신흥시장에 생산공장을 이전하였기 때문에 앞으로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으나, 미국은 다가오는 장기 경기둔화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 경제의 저성장 국면은 2020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본격적인 상승전환은 2009년에 기대해야한다”면서 “2008년은 약세장이 반복될 확률이 높지만, 그러한 가운데 시장은 투자가들에게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병철 기자> dark@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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