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지주회사 전환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국민은행의 지주회사 전환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직접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에 나선 것도 지주회사 전환 작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국내외 IR 성과도 부각돼
 
황 내정자와 강 행장은 홍콩과 싱가포르, 런던과 미국 투자가들을 상대로 해외 IR을 다녀왔다. IR에서 지주사 전환의 필요성과 향후 성장전략 등을 설명하며 매수청구권 행사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한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특히 얼마 전까지 지주사 전환을 혹평했던 JP모건으로 부터 국민은행의 금융지주사 설립을 위한 주식 이전에 대해 찬성 입장을 얻어내 눈길을 끌었다.

JP모건자산운용의 국민은행 지분은 0.028%(9만5,717주)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주요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지주사 전환에 찬성하는 첫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황 내정자와 강 행장이 국내외 IR을 다니며 노력한 것에 대해 외국 기관투자자 등 대다수 기관투자가도 지주사전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까지 기관투자가 가운데 SH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 현대와이즈자산운용 등은 반대표를 던졌으나 JP모건, 동부자산운용, 프랭클린템플턴, PCA투신운용, 한화투신운용, ING, 우리CS자산운용, 알리안츠생명보험,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마이에셋자산운용 등 대부분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찬성 입장을 밝힌 상태다.
 
▲ 금융지주전환, 주가가 관건
 
그러나 1조원 가량의 자사주 매입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 주가가 아직까지 매수청구 가격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다 미국 금융권의 신용경색 우려가 다시 커지는 등 대외악재로 국내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어 낙관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원하는 주주가 15%를 넘어서면 지주회사 전환이 어려워진다.
국민연금 투자위원회는 지난 20일 국민은행의 지주회사 전환에 찬성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국민은행 주식의 5.02%인 1,689만5,368주(9,630억원 투자)를 보유해 단일 주주로는 최대지분을 갖고 있는 기관투자가여서 지주사 전환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와 앞으로의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주가는 자사주 매입 발표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반등 없이 19일 종가가 18일과 같은 6만800원을 다시 찍었다. 이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인 6만3,293원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이같이 국민은행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에 못미칠 경우 지주사 전환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비록 기관투자가들이 지주사 전환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는 있지만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으로 상황을 반전시킬 발판을 마련할 것인지 주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황 내정자와 강 행장은 지난 20일 박해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강 행장과 황 내정자는 “국민연금은 장기적 투자자로서 KB국민은행이 지주사 전환에 따른 잠재 이익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믿는다”며 임시주총 의결권 행사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국민은행이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려면 25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식의 3분의 2, 발행 주식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와 함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주식이 전체 주식의 15%를 넘어서는 안된다.

KB국민은행의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 성공 여부는 향후 주가의 향배에 달려있다.
 
<이재현 기자> nfs0118@enewstoday.co.kr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