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요동치는 환율이 국내 경제는 물론 물가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원.달러 환율이 1,030원대로 올라서면서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환율 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보유 달러를 시장에 풀고 있지만 환율 상승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환율방어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세가 장기화할 수 있는 만큼 당국이 물가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무리한 외환시장 개입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달러당 1,031.9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3거래일 간 16.00원 급등하면서 지난 달 8일의 1,032.70원 이후 한 달 여 만에 1,030원대로 올라섰다.

환율은 지난 달 9일 당국의 매도개입으로 하루 새 27.80원 급락하면서 1,004원 선으로 떨어진 이후 한 달 동안 1,000~1,020원의 박스권을 유지했지만 지난 주말 1,020원대로 올라선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환율 상승은 미국 달러화의 강세 전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유로 환율은 지난 주말 8년 여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달러화 강세)하면서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날은 1유로당 1.5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엔.달러 환율도 지난 달 중순 103엔 선을 바닥으로 반등하면서 이날 110엔대로 올라섰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제유가의 하락 안정세와 맞물려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됐던 물가가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가와 환율 상승이 동반하면서 물가 급등을 부추겼다면, 지금은 이러한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안정 효과를 환율 상승이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통상 원화 약세는 수입원가를 끌어올려 물가 상승세에 영향을 미친다. 수입물품 중에는 계약 후 바로 수입통관이 이뤄지는 상품도 있지만 일부는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들어오기 때문에 한달 뒤에는 생산자 물가에, 두 달 후에는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주게 된다.

실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0.07%포인트 정도 오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원화 약세가 물가만 끌어올리고 우리 경제의 수출 증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호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글로벌 달러 약세 속에 원화만 약세를 보였던 올해 상반기와 달리 최근에는 우리 경제의 경쟁상대인 유럽.일본 등의 통화도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출 증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환당국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꾸역꾸역 상승하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한국 경제에 다소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 버리면 이런 효과가 바로 희석돼 버린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 목표로 '물가 및 민생안정'을 설정하고 있는 이상 정부 입장에선 원.달러 환율 상승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회의적이다.  < 권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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