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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유통 및 제조업 위주 그룹경영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1월 21일 대한화재를 인수, 사명을 롯데손해보험(이하 롯데손보)으로 바꾸고 4월 1일 공식출범하면서 금융업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 금융업 진출한 롯데, 그 속내는?
롯데그룹의 금융권 진출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1997년 부회장에 오른 뒤 여러 차례 “서비스 산업이야말로 돈이 된다”며 “계기가 되면 금융업을 크게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신 부회장은 2002년 동양카드(현 롯데카드)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금융업 기반을 마련했고,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중심의 금융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롯데그룹의 금융업 진출은 식품, 유통, 화학 등 사업을 통해 쌓아둔 3조4,000억원 이라는 막대한 현금 자산을 바탕으로 그룹 경영영역을 확대해 미래를 대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VRIC’s) 국가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풍부한 현금 유동성이 뒤따라야하는 상황이고, 지난해 10월에 설립한 롯데자산개발로부터 얻어진 투자이익을 재투자하는 차원에서라도 금융업 확대는 필수불가결한 사항이라는게 경제계 관측이다.

이러한 롯데의 상황은 곧 대한화재 인수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롯데캐피탈의 자산규모 5조원, 롯데손보 자산규모 1조 1,300억원을 합쳐 총 6조원이 넘는 자산규모를 금융부문으로 갖게 됐다.
 
◆ 5년안에 업계 5위 목표
롯데손해보험은 이번 출범과 함께 초대 대표이사로 김창재 전 LIG손해보험 부사장을 영입했다. 그는 20년간 LIG손해보험에서 근무한 업계에서 손꼽히는 영업통이다.

롯데손보는 올 2월 기준 총자산 1조1,895억원, 매출액 7,754억원, 시장점유율 2.7%로 업계 9위다. 이에 김 대표는 ‘고객 마음 속 1등 보험회사’라는 비전을 내세우며, “5년 안에 시장점유율 6%, 총자산 5조원대로 업계 5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롯데손보는 계열사들과 마케팅 채널 공유, 고객정보 통합 등 다양한 시너지 창출을 통해 운영체계를 만들고, 전국 롯데백화점 24곳과 롯데마트 56곳에 보험판매 대리점을 설치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마트슈랑스’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카드·롯데닷컴·롯데제이티비 여행사의 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장기보험과 여행자보험을 판매하는 등 롯데그룹의 강력한 마케팅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또 롯데손보는 롯데홈쇼핑 등 신채널을 통한 다양한 장기보험상품 영업을 시행하고 있고, 퇴직연금 부분에도 진출하는 등 다방면에 걸쳐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한편 각각 다른 손보사에 흩어져 있는 최대 500억원 규모의 롯데계열사 보험물량이 곧 롯데손보로 이전 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에 대해 롯데손보관계자는 “계열사라고 해서 이득 없이 보험물건을 넘겨주진 않을 것”이라며 “계열사의 보험물건을 가져올 계획은 있지만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 향후 전망 기관마다 엇갈려
금융권에서는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브랜드 가치가 있는 만큼 롯데손보는 현재 상황보다 나아질 것이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한 증권사관계자는 “보험업종은 특히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데 롯데손보의 시장 점유율은 2.7%로 업계 최하위권에 속한다”며 “롯데가 보험이라는 라이센스를 취득하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힘을 발휘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 4월 30일 롯데손해보험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A’로 두 단계 상향하고,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부여했다.

한신평은 롯데그룹의 지분인수로 대주주 지원여력 및 지원 가능성이 제고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유통망을 활용해 보험영업 부분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기존 대주그룹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리스크가 감소된 것과 지속적인 외형 성장 및 실적 개선이 등급 상향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조정삼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롯데손보는 단기적으로는 시스템 재구축으로 인한 비용이 증가할 것”이며 “롯데 계열사의 보험 물량 인수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실적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반적으로 손해보험시장에서 중·소형사들의 시장지위가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손보는 온라인 자동차보험 판매와 방카슈랑스를 통한 장기보험의 성장을 바탕으로 2004년 이후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막 금융업에 새로운 도전장을 낸 롯데손보가 앞으로 금융업 내에서 어떤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초희 기자> sch28@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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