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내 주요 6개 공기업의 CEO 공모를 실시한다.”
 
“자격에 대해서 관료들은 프리미엄도 페널티도 없다. 능력에 따라 인선을 할 것이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최근 출입기자들과 만남에서 한 말이다.

지금 한국전력, 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대형 공기업은 물론 여타 중소 공기업이나 단체, 기관들은 ‘인사쓰나미’에 휘말려 경영에 손을 놓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부 각 부처 산하 투자기관, 공기업 CEO들은 일괄사표를 제출해 놓은 상태이고 그 이후 인사가 이뤄지지 않아 올해 계획을 한가지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재권자가 공석인 마당에 뭘 어떻게 하겠는가?

이윤호 지경부 장관의 말처럼 공기업들이 이번 주내 CEO 공모에 들어가도 새로운 인물이 임명되기에는 최소한 한달은 넘게 걸린다.
 
문제는 어차피 늦어진 자리야 가능한 빠른 시일내 채워서 경영공백을 최소화 하면 되겠지만, 그 자리에 어떤 사람이 앉느냐는 것이다.

이 장관의 “관료도 능력만 따진다”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과거 산업자원부 출신 인물들이 속속 공기업 CEO 공모에 뜻을 밝히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민간 출신들은 공기업쪽에 등을 돌린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예를 들어 항상 ‘산자부 몫’이었던 한국전력 사장 자리를 산자부 출신이 아닌 민간기업 출신에게 주겠느냐는 반문이다.
 
가스공사 등도 마찬가지다.
 
사장공모 과정에서 결국 전문능력과 경력 등이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터인데 그러면 결국 정책라인에서 검증을 받았다는 이유로 “가이샤의 것은 가이샤에게”가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또 “능력에 따라 인선하겠다”는 장관의 말에 공기업 관계자들은 코웃음을 친다.
 
언제 어느 정권은 그런 말을 안했느냐는 것이다.

실용정부를 표방하는 이명박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에게 공기업을 맡기겠다”고 천명했던 이 대통령의 말이 실제 공기업 인사에서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지켜보고 있다.
 
만약 ‘역시’로 끝난다면 ‘공기업의 민영화’ ‘효율성 제고’ 등등의 말은 그저 ‘말 잔치’였음을 새삼 확인하게 될 것이다.
 
<방두철 기자> prideple@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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