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뷰티업계에 따르면  국내 뷰티기업의 중동 공략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뷰티기업들의 중동 시장 공략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서병주 기자] 국내 뷰티업계가 중동 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며 웃음 짓고 있다. 대기업 규모의 뷰티기업은 물론, OEM·ODM 기업들도 중동의 K뷰티 붐 효과를 누리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뷰티업계에 따르면 K뷰티의 중동 공략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 사이 중동 시장의 수출 규모가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대륙 수출 실적은 2020년 1조2391억원에서 2021년 1조5658억원으로 신장했다.

국내 뷰티업계 관계자는 “아직 2022년 실적 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2021년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할 것”이라며 중동 시장에서 K뷰티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전망했다.

이같은 상승세에 국내 뷰티기업은 중동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며 수익 증대에 힘쓰고 있다. 그중 LG생활건강은 오랜 기간 중동 시장에 공들인 만큼, 적지 않은 수의 매장으로 중동 고객의 눈도장을 받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UAE에서 두바이를 비롯한 현지의 주요 상권, 주요 쇼핑몰에 대부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UAE에서 두바이를 비롯한 현지의 주요 상권, 주요 쇼핑몰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LG생활건강의 중동 공략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2006년 첫 진출 후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43개, UAE 19개 등 6개국에 70여개 매장을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UAE에서 두바이를 비롯한 현지의 주요 상권, 주요 쇼핑몰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중동 진출 초기 ‘에코프렌들리(Eco-Friendly)’, ‘오가닉(Organic)’ 등 자연주의 콘셉트와 한국 드라마, 한국 가요로 시작된 한류를 적극 활용해 현지 소비자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젊은 층이 호감을 가질 수 있는 귀여운 디자인의 색조 제품과 현지 소비자들에게는 참신한 콘셉트의 CC크림, 자연주의가 부각되는 마스크시트 등을 주로 내세워 호응을 얻었다.

중동은 현지 여성들이 눈 주변을 제외한 얼굴을 가리는 히잡을 써야 하는 문화권이기에 노출되는 부위를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더페이스샵의 눈썹, 아이메이크업 관련 제품이 현지 여성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선명한 블랙 컬러 제품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 LG생활건강의 설명이다. 또한 BB크림과 같은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은 국내와 달리 아주 밝은 00호, 어두운 컬러의 03호 등 현지 소비자들의 다양한 피부 컬러를 고려한 제품을 출시해 현지 맞춤 전략도 확실히 수립했다는 평가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13억 무슬림 시장의 니즈를 주시하면서 시장성이 있는 제품이 있다고 판단될 시 꾸준히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J올리브영은 자사 브랜드 입점으로 중동 여심을 노린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올리브영 브랜드 웨이크메이크는 지난해 9월 UAE의 아마존 입점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판메처를 확장했다. 웨이크메이크는 색조 화장품 브랜드로 색조가 발달한 중동의 뷰티 시장을 공략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에 중동 원정을 떠났다.

올리브영 브랜드 웨이크메이크는 지난달 9월 UAE의 아마존 입점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판메처를 확장했다. [사진=CJ올리브영]
올리브영 브랜드 웨이크메이크는 지난해 9월 UAE의 아마존 입점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판메처를 확장했다. [사진=CJ올리브영]

UAE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웨이크메이크의 ‘철벽 펜 아이라이너’로, 더페이스샵 제품과 마찬가지로 히잡으로 얼굴을 가리는 여성들이 아이 메이크업에 관심이 큰 만큼 현지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상품 평가도 5점 만점에 4.5점을 기록하며 상품 자체의 성능도 증명했다는 평가다. 

올리브영은 웨이크메이크를 시작으로 올해 브링그린 등 자체 기초 브랜드의 UAE 수출을 순차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UAE를 거점 삼아 주변 국가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가격과 품질 경쟁력이 좋은 K뷰티에 대한 선호도가 최근 높아지는 추세인 만큼, 자체 브랜드 수출을 통해 중동 뷰티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OEM·ODM 기업들도 중동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눈길만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2월 국제뷰티산업교역협회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수출 진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한국콜마]
한국콜마가 지난해 9월 UAE 수출입 비즈니스 컨설팅 기관인 BPC에 화장품을 개발·공급하기로 했다. [사진=한국콜마]

한국콜마는 지난해 2월 국제뷰티산업교역협회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수출 진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9월에는 UAE의 수출입 비즈니스 컨설팅 기관인 BPC에 화장품을 개발·공급하기로 했다. 한국콜마는 현지의 건조한 기후 환경 등을 고려해 수분 공급과 피부장벽 강화에 중점을 두고 제품을 개발 중이다. 

최현규 한국콜마 대표는 “K뷰티를 대표하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중동 및 북아프리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코스맥스 역시 10년을 넘는 시간을 투자할 정도로 중동 시장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코스맥스는 2011년 중동과 같은 이슬람 문화권인 인도네시아에 법인 코스맥스인도네시아를 설립하며 중동 공략의 큰 그림을 그렸다. 코스맥스는 중동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인구 88%가 이슬람을 믿는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 

코스맥스의 장점은 ‘현지 특화’다. 코스맥스 인도네시아 법인은 2016년 국내 화장품 ODM 업계 최초로 무이(MUI)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할랄 인증은 제조 과정에서 이슬람 율법에 저촉되지 않는 원료나 방식으로 만든 제품에게 이슬람 정부나 민간기관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 때문에 큰 규모의 많은 기업들이 중동 시장 공략에 애를 먹는 경우가 있지만 코스맥스는 할랄 인증을 받아 중동 시장 진출의 큰 산을 넘었다는 평가다. 

코스맥스는 2011년 중동과 같은 이슬람 문화권인 인도네시아에 법인 코스맥스인도네시아를 설립했다. [사진=코스맥스]
코스맥스는 지난해 3분기 인도네시아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사진=코스맥스]

그 결과 코스맥스는 2021년 제조업자 브랜드개발생산(OBM) 방식으로 토너, 아이크림, 폼클렌징 등 제품의 중동 시장 공급을 시작했고 지난해 3분기에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1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물론 현재 중동 화장품 시장에서 중동 지역 브랜드가 타 글로벌 고급 화장품 브랜드에게 밀리고 있는 만큼 코스맥스의 중동 공략은 현재 진행형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신규 로컬 고객사를 발굴하고 아울러 OBM 방식으로도 로컬 브랜드 시장이 커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중동 시장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모든 국내 뷰티기업이 중동 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중동 시장 진출 이후 코로나19로 뷰티산업이 어려움을 겪자 지난 1월 중동 시장에서 발을 빼기도 했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중동 시장이 규모가 크고 K뷰티의 인지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지에서 국내 기업 제품뿐만 아니라 유럽의 고급 제품에 대한 수요 역시 높기에 진입장벽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중동 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는 등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