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해 8월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찬주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컷오프(예비경선)를 일주일 앞두고 이준석 전 대표 이슈가 급부상하자 친윤(친윤석열)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대표부터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까지 ‘이준석계 진영’으로 꾸려진 가운데 이 전 대표가 후원회장을 자처해 본격적 의기투합에 나서면서다.

저마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내세우곤 있지만 전당대회가 당원 100%투표로 진행되는 점에서 투표권을 가진 책임당원들의 의중이 어느 후보에게로 향할지 미지수다.

전당대회 후보등록 종료일인 3일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이기인 경기도의원의 출마 러시가 이어졌다.

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긴 대통령에 우스울 정도의 충성경쟁 윤심팔이는 대통령과 국민의힘 모두의 지지도와 신뢰도를 갉아먹는 주범”이라면서 “주류, 친윤, 윤핵관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박살내고 있다”고 직격했다.

특히 “주류에 굴복하지 말고 득표수에 연연해 비겁한 주장을 하지 말라”는 조건으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천 위원장의 후원회장을 맡은 사실이 알려지며 개혁보수 이미지를 굳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허은아 의원(오른쪽)이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선언문 낭독을 마친 뒤, 김웅 의원이 허 의원의 발언에 실수한 부분을 바로 잡아주며 웃고 있는 두 의원. [사진=김찬주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허은아 의원(오른쪽)이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선언문 낭독을 마친 뒤, 김웅 의원이 허 의원의 발언에 실수한 부분을 바로 잡아주며 웃고 있는 두 의원. [사진=김찬주 기자]

허 의원도 같은 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나 꿈꾸고, 노력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성공 가능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젊은 세대와 우리 아이들도 이런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대한민국에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 분명한 목표가 있기에 권력에 줄 서지 않고 당당할 수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기자회견은 비윤계로 거론되는 하태경·김웅 의원이 각각 주선했다.

앞서 최고위원에 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전 최고위원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 “윤핵관들의 퇴진을 돕고 싶다. 공천을 위해 권력에 줄 서는 악폐를 뿌리 뽑아야 한다”면서 “윤핵관들이 다시 공천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는 오직 당원과 국민들의 평가를 만들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이 전 대표는 허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의 후원회장을 맡기로 하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내 화재를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이기인 경기도의원도 이 전 대표의 지지를 바탕으로 청년최고위원 출마에 나서는 등, 이로써 ‘이준석 라인’은 당대표 1명, 최고위원 2명, 청년최고위원 1명 총 4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 중징계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에 반대해 가처분 신청 등 법적 공방을 벌이다 패배한 뒤 잠행을 이어가던 이 전 대표였다.

그러나 당의 최대 축제인 전당대회에 자신의 라인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자 당내 친윤계 진영에선 즉각 견제구를 던지며 법적 다툼을 재차 예고했다.

친윤계로서 분류돼 최고위원에 출마한 박성중 의원은 전날(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권이 없는 이 전 대표는 선거 운동을 할 수 없고 후원회장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원권 정지기간 중에 후원회장을 하거나 특정인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당헌당규를 위반한 불법한 선거개입이므로, 시정되지 않는다면 더 많은 변호사와 법률자문가 의견을 받아 필요하면 그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는 SNS에 즉각 “이준석이 누군가에게 불출마를 종용했나. 룰을 마음대로 바꿔댔나. 연판장을 돌렸나. 누군가를 집단린치했나”라며 “놀랍게도 이준석은 아무것도 안 했다. 정신 좀 차리라. 위의 일들을 기획하고 벌인 자들이나 빠지라”라고 반박했다.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도 MBC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를 지지하고 따라가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 반대가 훨씬 더 많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견제에 나섰다.

또 다른 윤핵관이자 차기 청년최고위원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전날 1일 타 후보와의 단일화 기자회견을 연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 책이 나오면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라는 본지 질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비판하고 싶지도 않고, 큰 관심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전 대표는 장 이사장을 ‘청년호소인’으로 규정해 냉소했다.

그는 전날(2일) 자신의 SNS에 “누구 졸졸 따라다니는 청년호소인들이 아니라 정당의 지도부에 이정도의 끼와 대중성을 갖춘 사람 하나 정도는 필요하지 않나”면서 이 도의원의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후보 지지는 온라인으로, 본인 활동은 오프라인으로 각각 따로 분리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거란 주장도 있다.

비윤계 관계자는 이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대대적으로 지지선언에 나설 것 같진 않다”면서 “SNS론 후보들을 돕고, 오프라인으론 책 출간 활동 등 후보 홍보와 자기 행보는 따로 나누는 2가지 전략을 사용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80만명이 넘는 당원들의 의중을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당원 1사람 당 2표를 행사할 수 있어 이준석 진영 내에서 청년최고위원으로 1명 정도는 가능성을 점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