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SSG푸드마켓 청담점 내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 매장에서 선보인 대체육으로 만든 요리. 매장에서는 신세계푸드의 대체육 브랜드인 ‘베러미트’의 햄 등을 판매하며 대체육을 활용한 파스타, 샐러드 등 요리도 선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SSG푸드마켓 청담점 내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 매장에서 선보인 대체육으로 만든 요리. 매장에서는 신세계푸드의 대체육 브랜드인 ‘베러미트’의 햄 등을 판매하며 대체육을 활용한 파스타, 샐러드 등 요리도 선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백화점들이 발벗고 ‘비건족 모시기’에 나섰다. 이제는 소수의 취향이 아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만큼 비건족을 소비 주체로 인식하고 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 롯데, 신세계, 한화 등 대형 유통사들은 최근 백화점과 마트 등을 통해 비건족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비건족을 겨냥한 음식뿐 아니라 화장품 등을 자체 브랜드 및 유통망을 통해 확대하는 방안을 택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오픈한 케어푸드 플래그십인 ‘그리팅 스토어’는 현재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위치해 있지만, 점차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그리팅 스토어 판교점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고,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 후기도 좋아서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주요 지점에 그리팅 스토어를 추가 오픈하고, 그리팅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품목도 더 연구해 늘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건족을 겨냥한 비클린에 참여하는 브랜드도 확대한다. 클린뷰티 스토어인 ‘비클린’은 현대백화점에서 직접 소싱한 친환경 뷰티 브랜드를 큐레이션하는 곳으로, 현재 천연 원료를 사용하는 비건 브랜드를 포험한 70여개 브랜드가 입점돼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비클린이나 그리팅 스토어처럼 식물성 식재료로 대체한 음식들을 선보이거나, 친환경 이미지가 높은 브랜드는 고정 수요층이 있다”며 경쟁력에서 강점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서울 중구 본점에 유명 비건 브랜드를 한 자리에 모아 팝업스토어를 열어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또 농심의 비건 레스토랑인 ‘포리스트 키친’을 잠실 롯데월드몰에 열어 비건 소비자 방문을 유도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은 오래 전부터 대체육 등 비건 및 친환경 제품에 관심을 갖고 관련 행사를 꾸준히 추진했다”며 “비건 파인 다이닝인 포리스트 키친은 재방문 소비자가 많고, 지난해 ‘테이스트 오브 서울 100선’에 선정될 만큼 맛도 검증돼 잠실 롯데월드몰을 대표하는 곳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롯데그룹은 자사 유통망을 통해 비건 취향을 맞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마트 식당가에 비건 식당인 ‘제로비건’을 입점시켰고, 롯데마트 자체 브랜드인 ‘해빗’을 출시해 달걀 대신 기능성 대두를 사용하는 제품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유통업계 최초로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받았고, 이후 달걀을 사용하지 않은 간장마요 소스 등을 출시하며 매출에서도 의미있는 성적을 거뒀다.

또 롯데마트는 호주 내추럴 비건 스낵 ‘DJ&A’를 론칭해 비건 간식류도 취급하는 등 비건 트렌드에 발맞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가치소비에 맞춰나가고 있다. 향후 비건 트렌드를 반영한 대체 상품군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세계는 청담동 SSG푸드마켓에 대안육을 사용한 비건 레스토랑인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를 최근 오픈해 비건족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곳에선 기존 ‘베키아에누보’ 메뉴를 육류 대신 대안육 브랜드인 ‘베러미트’로 재해석한 메뉴로 비건족의 입맛을 충족시킨다.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햄을 이용한 메뉴를 선보이는 한편, 베러미트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 관계자는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는 콘셉트스토어인 ‘더 베러’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면밀히 살피고 오픈한 곳으로, 당시 6개월 동안 1만3000여명이 넘는 고객이 찾았다. 운영 종료 후에도 재오픈 요청이 지속돼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대안육에 관심있는 기업들과 접촉하는 ‘베러미팅’을 실시하고, 사회적 가치에 공감하는 브랜드와 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설을 맞아 비건 간편식 세트를 선보인 갤러리아백화점은 비건 상품을 상시판매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제품은 한국비건인증원에서 100% 비건 인증을 받은 ‘라브아 세제’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비건 선물세트가 지난해 대비 10% 정도 판매량이 성장했다. 비건 트렌트가 확산하고 있어 상시 판매하는 비건 제품들도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채식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비건 인구가 지난 2008년에 비해 10배가량 증가한 150만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비건이 사회적 트렌드가 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비건 트렌드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 건강을 생각한 웰빙에서 확장된 개념의 비건이 아니라, 친환경 및 동물 보호 등에 근거한 비건 트렌드가 주를 이루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FRA는 2030년 세계 채식 시장 규모를 약 116조원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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