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장터 내 안전결제 시스템인 번개페이를 통한 각종 사기거래 행태가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고선호 기자]
번개장터 내 안전결제 시스템인 번개페이를 통한 각종 사기거래 행태가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가 구매자의 사기거래 피해 예방을 위해 내놓은 안전결제 서비스 ‘번개페이’가 당초 목적과는 달리 시스템의 맹점을 악용한 사기거래 도구로 전락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구매자의 피해 예방을 위한 서비스라는 특성으로 인해 판매자의 권익이 지켜지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잇따르면서 이를 관리하는 플랫폼 차원의 즉각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피해자 제보에 따르면 최근 번개장터 내 안전결제 시스템을 악용한 사기거래가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사기거래 행태가 판매자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 번개페이를 통한 사기거래는 구매자가 주체로 활동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문제는 구매자의 피해 예방을 위한 서비스라는 특성으로 인해 판매자의 권익이 지켜지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번개페이는 결제 이후 판매 승인과 택배 발송, 구매확정의 과정을 거쳐 거래가 완료되는 시스템으로, 핵심은 구매자가 구매를 확정해야 판매자에게 대금이 송금된다는 점이다.

피해자 A씨의 사례를 살펴보면 그는 350만원 상당의 중고 제품 거래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오프라인 대면 거래를 제안받아 현장에서 번개페이를 통해 거래를 진행했으나, 구매자가 거래물품 수취 후 헤어진 뒤 번개장터에 제품을 받지 못했다고 환불을 요청하면서 350만원 전액에 대한 사기피해를 입었다.

해당 사기거래의 특징은 대면 거래를 통해 물건이 오가기 때문에 사진, 동영상 등 구체적인 거래 정황 및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을 악용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구매확정을 현장에서 하지 않고 나중에 한다는 구두약속을 통해 판매자를 안심시킨 뒤 물건 거래 증거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 환불을 요청, 입금한 전액을 다시 돌려받는 방식이다.

사기 피해 직후 A씨는 구제요청을 했으나, 번개장터 측에서는 “수사기관에 접수해야 한다”는 답변만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지 취재 과정에서 번개장터의 귀책 사유가 확인됐다.

번개장터 운영정책(서비스 이용약관) 제14조 ‘번개페이 거래에서의 환급’ 4항에 따르면 플랫폼 측은 물품 대금을 결제한 구매자가 물품 구매를 취소했을 때 판매자가 물품을 발송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통해 발송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환급 절차를 일시적으로 보류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번개장터 서비스 이용약관. [사진=번개장터 홈페이지 갈무리]
번개장터 서비스 이용약관. [사진=번개장터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그는 번개장터를 상대로 번개페이 약관 위반에 따른 피해 보상을 중점으로 법적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A씨는 “혹시 모를 사기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번개페이 시스템과 이용약관까지 확인했지만, 취소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피해를 입게 됐다”며 “이는 단순히 사기거래 당사자의 책임만이 아닌, 이를 운영하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플랫폼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번개페이를 악용한 사기거래 행태는 이뿐만이 아니다.

우선 번개페이 거래 이후 구매자가 구매확정 기간인 7일간 제품을 이용 후 반품 요청해 사용하는 얌체 거래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7일간의 구매확정 결정 기간을 악용해 제품 수령 후 본인 물건처럼 이용하다 기간이 다 되면 각종 환불 사유를 제기하며 거래를 철회한다.

사실상 제품 또는 재화를 대여하는 목적의 행태이지만, 이에 대한 번개장터 측의 대책이나 특정 조항이 없어 판매자들은 피해를 입고도 마땅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 문화상품권 사기거래 피해 사례. [사진=제보자]
실제 문화상품권 사기거래 피해 사례. [사진=제보자]

또한 여기서 그치지 않고 환불 요청 이후 제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하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이는 결제·거래 방법 변경과정에서 판매자 측의 승인을 반드시 거쳐야하기 때문에 충분히 예방 가능한 사례이지만, 운영정책과는 달리 환불 요청 후 자동으로 승인이 이뤄지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일부 판매자들이 예기치 못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문화상품권 등과 같은 상품권류 거래에서 PIN번호를 전달한 이후 이 같은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

이와 관련, 번개장터 관계자는 “번개페이를 이용해 거래할 경우 번개장터에서 결제대금을 보관해 거래완료 후 판매자에게 정산이 진행되며, 거래완료는 구매자의 구매확정을 통해 결정된다”며 “번개장터는 거래 과정에서 피해 발생 시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고객센터를 통해 신고 방법을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또한 거래사기로 제재된 이용자의 경우 탈퇴 후 재가입을 하더라도 서비스 이용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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