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되면서 각 카드사도 기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올해 2분기 전체 결제에서 카드기반 간편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19.4%로 작년 동기 대비 3.2%p 높아졌다. [사진=픽사베이]
6개 카드사가 참여한 오픈페이는 이르면 이달 말, 늦으면 연말에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구현주 기자] 간편결제가 지급결제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카드업계도 ‘오픈페이’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삼성·네이버·카카오페이로 친숙한 간편결제는 카드정보를 스마트폰에 미리 저장해 두고 지문인식 등으로 인증·결제하는 방식이다.

빅테크사를 따라잡기 위해 카드사도 오픈페이로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를 다른 카드사에 개방하면서, 간편결제 시장을 둔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KB국민·롯데·하나·NH농협·BC카드 등 6개 카드사가 참여한 오픈페이는 이르면 이달 말, 늦으면 연말에 출시될 예정이다.

오픈페이는 하나의 앱에서 여러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쓰는 방식으로, 카드업계는 여신금융협회를 주축으로 인프라를 구축해왔으며 현재 테스트 단계에 있다.

6개 오픈페이 참여 카드사는 출시를 앞두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데, 카드업계 관심은 오픈페이가 빅테크의 간편결제에 대항할 경쟁력을 갖췄는지다.

오픈페이가 출시되면 카드사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의 단점으로 꼽혔던 폐쇄성은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오프라인 결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또 다른 문제다.

그간 국내 간편결제 경쟁은 온라인 중심이었지만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된다면, 중심축이 오프라인으로 옮겨가게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간편결제 총 이용금액은 130조9000억원으로, 2분기 기준 전체결제에서 21.5% 비중이다.

간편결제는 휴대폰 제조사나 핀테크 기업이 장악해 왔는데, 카드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중 핀테크 기업 비중은 2022년 상반기 66%에 달한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간편결제 소비자는 온라인 구매 결제(61.7%)를 가장 많이 이용했고, 오프라인 구매는 20.3%에 그쳤다.

보안을 자랑하던 아이폰에 구멍이 뚫렸다. 사진은 팀 쿡 애플 CEO. [사진=애플]
사진은 팀 쿡 애플 CEO. [사진=애플]

네이버·카카오·토스 모두 온라인 결제 비중이 높아 오프라인 간편결제는 삼성페이의 독주였지만, 애플페이 도입시 상황은 달라진다.

기술적 제약으로 오프라인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없었던 아이폰 이용자가 애플페이로 흡수된다면, 간편결제 시장 내 카드사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 모바일기기 시장의 20%를 차지하는데, 아이폰 이용자 입장에선 카드사 자체 간편결제를 이용할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존 카드사의 간편결제는 삼성페이에 맞춰 기술 인프라를 만들어 왔으며, 아이폰 이용자는 QR, 바코드 결제만 가능한 상황이다.

QR과 바코드 결제는 국내 간편결제에서 익숙치 않은 방식으로, 근접무선통신(NFC)을 기반으로 한 애플페이가 사용에 더 편리할 수 있다.

기존 금융사의 간편결제 중 아이폰 이용자를 겨냥한 서비스는 신한카드 터치결제M과 미래에셋페이 정도다.

NFC 결제가 국내 전 가맹점에 다 보급되지 않았지만, 향후 가맹점 확보만 충분히 이뤄진다면 애플페이의 높은 시장점유율 달성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드업계도 애플페이 국내시장 정착시 발생할 수수료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카드사에서 별도 수수료를 받지 않지만, 애플페이는 카드사에게서 수수료를 수취해 운용된다.

여신금융협회의 ‘해외여신금융동향’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간편결제 중 유일하게 카드발급사로부터 수수료를 수취해 2019년 약 10억달러(한화 1조4274억원)가량 수익을 거뒀다.

카드사가 소비자에게 애플페이 수수료를 전가하는 것은 금지했지만, 아이폰 이용자 충성도를 생각하면 향후 애플페이에 지급할 수수료가 업계 내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진 간편결제 시장 확대로 카드사용도 증가하는 등 상생효과가 있었다”면서도 “해외 각국마다 수수료는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점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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