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신사옥 조감도. [사진=동화약품]
동화약품 신사옥 조감도. [사진=동화약품]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동화약품이 윤인호(38)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4세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간 잦은 전문경영인(CEO) 교체 등 부침을 마감하고 경영 리더십을 확립해 주력 품목의 지속 성장과 신약 개발,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재도약에 방점을 두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유준하 대표이사와 ‘케미’ 주목

지난 3월 동화약품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 윤인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동화약품의 4세 경영이 사실상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더불어 윤 부사장이 그동안 지속됐던 경영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구원투수’ 역할로 등판한 것이라는 해석도 이어졌다.

동화약품은 지난 10년 가까이 8명의 CEO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하며 경영의 연속성에 타격을 입었다. 2008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조창수 사장은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지만 2012년 3월, 임기를 1년 남짓 남기고 물러났다. 이후 지난해 3월 박기환 사장까지 CEO 7명 모두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이를 두고 윤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경영 간섭이 주요 원인이 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지난해 3월 선임된 유준하 현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별다른 마찰 없이 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올해 승진한 윤 부사장과 경영상의 ‘케미’를 이뤄 나갈지 주목된다.

윤 부사장은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2013년 동화약품 재경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듬해 재경·IT실 차장, 2015년 4월 중추신경계(CNS) 1지점 부장을 거쳐 같은해 9월 전략기획실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6년에는 생활건강사업부 이사로 승진했으며, 2018년 1월 일반의약품(OTC) 총괄사업부 상무에 올랐다. 더욱이 2019년 3월에는 등기임원에 올라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4월 전무로 승진했다. 2020년 4월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이어 올해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디만 윤 부사장의 누나인 윤현경 상무(42)는 미등기 임원인 대다 보유 지분율도 낮아 경영승계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현재 동화약품 지분은 윤 회장 5.13%, 윤 부사장 2.3%인 데 비해 윤 상무는 0.06%에 불과하다.

더욱이 동화약품의 최대주주는 지분 15.22%를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 동화지앤피로, 윤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한 동화지앤피 지분을 100% 보유한 DWP홀딩스도 윤 부사장이 대표이사다. 결국 윤 부사장이 DWP홀딩스-동화지앤피-동화약품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메디쎄이’ 인수, 주도적 역할 맡아

윤 부사장은 2020년 임플란트 제조 전문기업 메디쎄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신사업 발굴 업무를 맡은 전략기획실을 총괄하며 가시적인 역량을 나타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얻은 결실이라는 얘기다.

또한 메디쎄이 인수는 동화약품이 토탈헬스케어 기업 전환을 표방한 이후 펼친 미래성장동력 확보의 일환이라는 업계의 분석도 따른다. 총 196억원에 지분 55.29%를 취득하며 창사 이래 첫 M&A로 기록된 기념비적인 성과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치료제 ‘DW2008S’ 개발에도 시선이 쏠린다. 동물실험을 거친 후 지난해 8월 임상 2상이 개시됐으며, 지금도 연구진에 의해 실험이 진행 중이다. 코로나19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 재확산세가 두드러지면서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역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반면 동화약품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보툴리눔 톡신 사업은 회사 차원에서 사업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든 데 대한 부담감이 예상보다 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윤 부사장이 추진할 신규 사업 성패에 따라 사내 입지 강화 여부는 물론 최종적인 경영승계 시기도 윤곽을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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