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계약자가 딜러에 여러 번 문의해도 며칠 째 답변이 없는 문자 메시지.
차량 계약자가 딜러에 여러 번 문의해도 며칠 째 답변이 없는 문자 메시지.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묻는 고객이 너무 많으니 질문은 자제해주세요.”

지난해 11월 H사 신차를 계약한 후 대기 순번을 묻는 A씨가 받은 문자의 일부다. 딜러와의 갈등 등으로 계약 차종을 변경하면서 딜러도 함께 바뀌었지만, 상황은 더 나빠졌다. 계약 모델의 연식 변경, 보조금 소진 여부 등 정보 공유는커녕 묻는 말에 대답조차 하지 않기 일쑤였다. A씨는 “내 돈 주고 내 차 사는데도 이런저런 정보를 받으려 딜러 눈치까지 봐야 한다”며 “이럴 바엔 중간에 딜러가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는 A씨와 비슷한 딜러와의 갈등 사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신차 출고 대기시간은 대폭 길어졌지만, 그 사이 인도 일정, 브랜드 관련 이슈 등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코로나19,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 등으로 자동차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주요 브래드의 신차 출고 기간이 최소 3개월, 최대 1년 이상 늘어지고 있다.

그 사이 차량 출고 이전에 연식 변경 모델이 새로 출시돼 가격이 올라가는 등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된 상황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상한액 변경, 지역별 소진 등 관련 정보가 빠르게 업데이트되고 있어 계약과 동시에 정보 습득에도 공을 들여야만이 제값을 주고 살 수 있는 지경이 됐다.

소비자들은 이런 정보에 대해 판매원(딜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딜러 역시 계약 당시에는 계약 취소차 우선 배치 및 각종 정보 제공을 약속한 이들이 많아 불만이 더욱 깊어진다. “계약할 땐 큰소리치더니, 계약이 끝나자 나 몰라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딜러들 역시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각 브랜드 매장별로 물량 확보에 온 집중을 하는 상황에서 고객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판매점 한 관계자는 “생산, 출고 등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객에 함부로 정보 제공을 할 수도 없는 터”라며 “기정사실에 대해서만 있는 그대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문제가 지속되자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마음에 드는 모델은 정가에 온라인으로 구매, 문의는 오로지 본사 정식 창구를 통해 주고받겠다는 것이다.

이미 일부 브랜드들은 온라인 전용 판매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8일 짐 팔리 포드자동차 CEO는 앞으로의 전기차 모델을 온라인으로만 팔겠다고 밝혔다.

포드자동차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열린 투자자문회의에서 향후 개발하는 포드 전기차 모델들을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시장에서 포드의 모든 전기차를 테슬라처럼 고객이 온라인에서 차량을 구매하면 직접 배송하겠다는 전략을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2025년까지 전체 판매의 25%를 온라인 판매로 확장하고, 독일에서 15~20%, 전 세계적으로 약 10%의 딜러 수를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오프라인 딜러십을 통한 전통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으로 직접 차량을 판매, 배송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 ‘온라인 판매방식과 서비스센터 최소화’ 전략을 내놔 유통 비용 절감 등 효과를 크게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