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사옥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사옥 전경. [사진=한미약품]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경영승계를 향한 2세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새로운 대표이사 체제로 출범한 가운데 2세 3남매 모두 주력 계열사인 한미약품 사장직을 맡아 각자 사업영역에서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임종윤·임주현, 지주사 경영 손 떼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3월 24일 창업주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회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이때까지 한미사이언스는 모자 관계인 송 회장과 장남 임종윤(50) 사장이 각자대표를 맡아 운영돼 왔으나 임 사장의 사내이사 임기 만료로 송 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한미약품그룹 측은 이에 대해 지주사 사내이사가 사외이사보다 더 많은 실태를 해소하고, 송 회장이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토록 해 책임경영을 구현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이로써 임 사장은 지주사 경영에서 손을 떼고 사업회사인 한미약품 사장으로서 전문경영인(CEO) 대표이사와 함께 경영에 집중하게 됐다. 임 사장의 여동생인 임주현(48) 사장도 같은날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에서 사임, 지주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던 막내 임종훈(45) 사장과 함께 한미약품 사장으로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결국 한미약품그룹 2세 3남매가 사내에서 동일한 직함을 지니고 승계 경쟁을 펼치는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먼저 장남 임 사장은 미국 보스턴대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후 MIT에서 바이러스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지난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해 해외 계열사와 신사업 개발 등을 주도했으며, 2005년 중국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 동사장을 거쳐 2009년 한미약품 사장에 올랐다. 이어 2010년 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에도 선임됐다.

이후 임 사장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그룹의 바이오 기술과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진한 지역별 백신 허브 구축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등 보폭을 한층 확대했다.

이와 더불어 임 사장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도 눈길을 끌고 있다. 임 사장은 지난해 10월 유전체 분석·분자진단 전문기업 디엑스앤브이엑스(Dx&Vx)의 최대주주이자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 회사가 펼치는 사업 대상 가운데 신생아·체외수정란 진단은 미래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특히 Dx&Vx는 임 사장이 2007년 설립한 바이오 빅데이터 기반 정밀의료솔루션 공급업체 코리(COREE)와 지난해 백신 개발 빅데이터 구축을 목적으로 30억원 규모의 면역세포 프로파일링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임종윤·임주현·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사진=한미약품]
(왼쪽부터) 임종윤·임주현·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사진=한미약품]

◇3남매 간 지분율 차이 미미

차녀 임주현 사장은 미국 스미스칼리지 음악과를 졸업한 후 2007년 한미약품 인재개발팀장으로 입사했다. 지난 2020년 12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후 각종 신약의 해외 진출 전략 수립 등 글로벌 전략을 총괄 기획하고 있으며, 그룹사 인적자원개발(HRD)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또 헬스케어 분야 투자회사인 한미벤쳐스에서도 이사직을 맡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한미약품 파트너사인 미국 스펙트럼社의 이사로 선임, 현지에서 개발 중인 신약 상용화 등을 위해 양사 협력에 기여하는 역할에도 주력하고 있다.

막내인 차남 임종훈 사장은 미국 벤틀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7년 IT 담당 이사로 한미약품에 입사했다. 이후 그룹 계열사 한미헬스케어와 일본한미는 물론 신생 바이오 벤처 투자를 위한 투자회사 한미벤쳐스 대표이사도 맡았다. 지난 2020년 12월 사장으로 승진한 후에는 그룹의 경영기획과 투자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핵심 계열사 사장 직위를 맡고 있는 2세 3남매가 각자 사업영역에서 가시적인 성과 달성을 통해 경영능력 입증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주사 지분 구성을 살펴보면 임종윤 7.88%, 임주현 8.82%, 임종훈 8.41%로, 이들 3남매 간 지분율 차이는 미미한 편이다. 송 회장이 11.65%로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 있으며, 기타 특수관계인 지분은 65%를 초과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창업주 고 임 전 회장이 축적해 놓은 그룹 기반 위에 2세들이 얼마만큼 역량을 발휘할 것인지가 승계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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