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00달러선을 연일 돌파하고 곡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우리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생필품을 비롯한 서민들의 물가불안가 기업들의 수지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 출범하는 새정부의 경재 운용 정책 전반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런 가운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금리는 인하를 거듭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금리인하 압박을 받고 있지만 한국은행이 돈을 풀어 금리를 낮추면 경기 둔화는 늦출 수 있지만 이는 물가를 더 자극하는 결과를 낳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면초가 형국이다.

19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3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4.51달러나 폭등한 배럴당 100.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월 2일 장중에 100달러를 돌파한 적이 있지만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가 침체의 길을 걷고 있어 원유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유가가 오르는 것은 투기자금 유입이 가장 큰 요인이다. 19일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다음 달 생산을 줄일 것이라고 결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철,곡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심각하다.19일 NYMEX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3.70달러(3%)나 오른 온스당 929.80달러에 거래됐다.
 
또 대한광업진흥공사에 따르면 호주 뉴캐슬산 석탄은 지난해 초에 비해 145% 오른 t당 125달러에 공급되고 있다. 기상 이변에 바이오연료라는 대규모 수요처가 등장한 곡물의 가격 움직임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선물가격은 대두가 95.8%, 밀은 79.9%, 옥수수는 25%나 올랐다.

이같은 국제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은 국내 물가에 고스란히 반영돼 서민 생활에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 새 정부의 물가 관리와 경기 운용에도 부담을 준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원유와 원자재 등 수입 대금 부담이 더 커졌다.

수입 물가는 지난달 21.2%(전년 동기 대비)나 올랐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9%로, 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인 데 이어 1월 수입 물가는 1998년 10월 이후 9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무역수지도 원유 도입 단가가 배럴당 80달러대에 이른 지난해 12월 57개월 만에 처음 8억6000만 달러의 적자를 냈고 1월에는 적자가 33억8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현재 추세로는 2월에도 3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보일 소지가 크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철광석과 유연탄 가격이 치솟으면서 철강제품 가격이 오르고 이를 사용하는 자동차, 조선, 건설업계 등이 몸살을 앓고 있다.
 
새로이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의 첫 임무는 국내 물가불안을 잠재우고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등 경제 안정화를 꾀해야 하는 시험을 받을 전망이다.   < 방두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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