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차세대 바이오 혁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 지원과 규제과학 고도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정부가 차세대 바이오 혁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 지원과 규제과학 고도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재계가 미래 신성장동력 가운데 바이오·헬스 사업에 앞다퉈 진출하는 추세다.

16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10대 그룹 가운데 현대차와 포스코를 제외한 8곳이 바이오·헬스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이들 그룹은 신설법인 설립, 기존 업체 인수·합병(M&A), 외국기업 또는 해당 부문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지난 13일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社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약 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이달 말 롯데지주 산하에 바이오 자회사인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 향후 2조5000억원을 투자해 2030년 글로벌 10위권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현대중공업그룹도 발빠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룹 지주사 HD현대 자회사인 현대미래파트너스는 지난해 12월 100% 출자로 신규 법인 ‘암크바이오’를 설립했다. 그룹 산하 서울아산병원의 임상 경험과 연구실적 등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울러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해 8월 인수한 모바일 헬스 기업 ‘메디플러스솔루션’은 최근 삼성전자와 MOU를 체결하고, 모바일 만성질환 건강관리 서비스 ‘세컨드닥터’와 암 생존자 건강관리 서비스 ‘세컨드윈드’를 갤럭시 워치 등과 연동시켜 올해 하반기부터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GS그룹도 지난해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기업 휴젤에 300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어 올해 3월 계열사 GS네오텍이 한미약품 주도로 결성된 ‘케이허브(KHUB) 백신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참여했으며, 최근 비상장 바이오벤처 바이오오케스트라에 60억원을 투자했다.

이밖에 한화, 신세계, CJ 등도 기업체 인수나 벤처 투자를 통해 해당 분야에서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이처럼 재계 상위권 그룹들이 바이오·헬스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이유는 관련 분야에 먼저 발을 들여놓은 삼성과 SK가 사업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지난 2011년 설립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1조5680억원, 영업이익 5373억원을 기록하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세계 1위로 성장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 5종으로 지난해 매출 8470억원, 영업이익 1927억원을 달성했다.

또 SK는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신약 ‘세노바메이트’로 미국·유럽 시장에 진출했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 세계 바이오·헬스 산업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연구 결과도 주요 그룹들의 투자 의욕을 증대시키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오는 2027년까지 글로벌 바이오산업 규모가 9100억달러를 초과하는 가운데 연평균 7.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갈수록 두드러지는 고령화 현상 아래 질병 치료와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 확산이 밑바탕에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달 새로이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110개 국정과제 중 바이오·헬스 분야를 25번째로 설정하고, 내년까지 혁신신약 개발 지원을 위해 1조원 규모 글로벌 메가펀드를 조성할 계획이어서 해당 사업 활성화에 플러스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최윤희 산업연구원 박사는 “삼성과 SK의 경우, 비교적 단기간에 각각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과 신약 개발을 이뤄낸 것은 충분히 평가할 만하다”면서 “현재 글로벌 차원에서 바이오·헬스 산업 규모가 확대되는 흐름 아래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해당 분야 진출은 더욱 폭넓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