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년간 태양광 설비용량 5배 증가…“전기료 인상 원인”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문재인 정부 당시 막대한 제정적 지원과 정책적 뒷받침을 바탕으로 국내 태양광 발전 관련 설비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증가세로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력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규모가 비정상적으로 확대되면서 SMP(전력도매가격)의 상승세가 야기되는 등 전력공급 구조에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전력 및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기준 국내 태양광 발전의 시장 참여 설비용량은 6197MW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인 지난 2017년 1777MW와 비교했을 때 5배에 달하는 규모로, 전체 발전원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소규모 민간 발전 태양광인 PPA 용량 또한 크게 확대됐다. 2020년 1월부터 집계된 PPA 용량은 당시 7672MW에서 2년이 지난 올해 2월 기준 1만3219MW로 72.3%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태양광 발전의 설비용량이 전체 발전원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전문가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장에 대한 과도한 정책적·물질적 지원으로 인해 시장 난립이 가중, 이로 인해 전력생산단가가 치솟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이전 정부의 계획에 따라 오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설비용량을 태양광 124GW, 풍력 12.5GW, 에너지저장장치(ESS) 411GWh, 1년 8760시간 전력공급을 가정할 경우 2030년 전기요금은 약 44% 오를 것”이라며 “한전의 재정이 악화된 원인은 탈원전 정책에 따른 원전 이용률 저하와 LNG 가격 인상,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발전 비중 확대로 인한 전력생산단가 상승 등에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기준 SMP는 킬로와트시당 202.11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76.35원 대비 2.6배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도 천정부지로 최근 5만원선을 넘어서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내 발전사들이 민간 재생에너지 발전업체로부터 사들이는 REC 가격의 상승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탄소중립 정책 강화와 맞물려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거래가가 5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9년 10월 이후 2년여 만으로, 이는 지난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비율 확대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SMP 및 REC 가격의 잇따른 상승세가 지속되자 발전업계 및 기업의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으로, 특히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해 공급하는 한전의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한전은 지난 3월 말 전기요금의 핵심 요소인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동결을 결정한 상태다. 다만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이 상향 조정되면서 지난달 초부터 전기요금이 kWh당 6.9원 오르는 등 소폭의 추가적인 인상 여지를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 말부터 지속돼 온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전력생산단가의 상승세로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한전의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전력 판매 구조와 전기요금 체계를 수요·시장 원리 중심으로 개편하고, 전기요금의 ‘원가주의’ 원칙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발전업계 관계자는 “개인을 비롯한 민간 발전사와 공공에 이르기까지 국내 발전사 대부분이 REC를 장기 계약으로 조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파른 가격 상승세로 시장 난립을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가 의무부담 비율을 조정할 경우 REC 가격이 안정을 찾을 가능성도 있지만, 한국형 FIT 제도와 같은 지원 정책들의 일몰이 한참 남아있어 태양광 시장의 과도한 경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