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락 (사)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
박영락 (사)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

기업들은 각자만의 트렌디한 표현 방법과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로 젊은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종합식품업계의 콘텐츠 트렌드는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세계관을 구축해 MZ세대와의 디지털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관 콘텐츠는 브랜드 컨셉을 확고히 하고 브랜드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 용이해 브랜드 인지도 확산에 효과적인 전략이다.

기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신선하게 탈바꿈하며 소비자와 친근한 관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인터넷소통협회가 디지털소통효과 측정지표인 콘텐츠경쟁력지수를 통해 분석한 결과 종합식품업계 중에서 풀무원과 청정원은 인스타그램, CJ제일제당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각각 자체 세계관을 선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른 마을에 빌런의 등장? 풀무원의 세계관 ‘풀무원더랜드’

풀무원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외 부계정 ‘풀무원랜드’를 통해 자체 세계관을 구축해 MZ세대의 호평을 받고 있다. 바른 먹거리가 낳은 괴물 ‘풀떼기’라는 캐릭터를 앞세워 긍정적인 모습을 부각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목소리로 풀무원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더랜드에 등장하는 빌런 ‘풀떼기’ 캐릭터<br>
풀무원더랜드에 등장하는 빌런 ‘풀떼기’ 캐릭터

‘맨날 바른 바른 바른 소리 지긋지긋해, 저리 비켜’라고 외치는 풀떼기는 마치 MZ 세대가 풀무원에 느낄 수 있는 생각들을 대변하며 바르고 청정한 기존의 풀무원의 이미지와 반대되는 세계관을 구축해 브랜드의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색다른 것, 트렌디한 것을 추구하는 MZ 세대에게 ‘풀떼기’ 캐릭터를 내세운 세계관은 신선함을 주며 MZ 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 충분하다는 평이다.

안 바른 친구들, 삐뚤어진 친구들 모두 놀러 오라는 문구를 통해 모두에게 열려 있는 풀무원을 강조하는데, 이는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을 중요시하는 다양한 MZ 세대의 Needs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의견이다.

‘풀무원더랜드’에서는 풀무원만의 독특한 세계관 내에 공감형 콘텐츠와 오락형 콘텐츠를 가미하고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풀무원 상품들을 녹여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콘텐츠를 넘어 한층 젊은 브랜드로 환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이다.

최근에는 세계관을 활용한 방탈출게임 시즌2 콘텐츠를 선보이며 MZ세대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요소를 세계관 콘텐츠 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양한 상품을 지급하는 이벤트와 결합해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나아가 풀무원 세계관의 팬덤을 구축하기 위해 풀무원더랜드의 디지털 굿즈를 발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트렌디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청정원은 잠깐 뒤로, 정원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청정원이 이야기와 소식을 전하는 수단으로 캐릭터 ‘정원이’를 내세운 콘텐츠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섬세한 손그림과 수채화로 칠한듯한 그림체를 가진 정원이 인스타툰은 음식을 둘러싼 일상을 더욱 맛있고 풍요롭게 만들겠다는 청정원의 브랜드 가치와 맞아떨어진다.

편안한 그림체와 분위기, 함께 등장하는 동물 친구들 그리고 ‘정원이’가 풀어나가는 청정원만의 세계관 속 스토리텔링까지 더해져 청정원만의 부드러운 분위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Ep. 68] 추억은 사진을 닮아 – 청정원 인스타그램 이미지
[Ep. 68] 추억은 사진을 닮아 – 청정원 인스타그램 이미지

‘정원이의 비밀정원, 우리들의 따뜻하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라는 청정원 인스타그램 계정 소개글에서도 알 수 있듯 해당 콘텐츠는 청정원에 대한 직접적인 홍보, 언급보다는 정원이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청정원에 대한 자연스러운 관심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정원이의 이야기를 인스타툰 형식으로 전달하며 해당 이야기 속 등장하는 음식의 비법을 마지막 페이지에 적어 두는 방식을 구사해 억지스러운 홍보가 아닌 정원이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브랜드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일방적인 광고의 거부감이 해소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에피소드가 쌓여갈수록 정원이의 인스타툰은 더욱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최근 공개된 에피소드에서는 우리 생활과의 연관성을 더해 더욱 공감되고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정원이의 이야기를 인스타툰 외에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요리 요정 요정원의 레시피라는 새로운 콘텐츠는 실제 음식 사진 위에 요정처럼 정원이를 등장시키면서 정원이가 우리의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주는 숨은 요정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청정원의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 만든 음식의 실사 위에 그림인 정원이가 등장하면서 우리 삶에서 우리도 모르게 정원이와 함께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청정원의 세계관을 우리의 일상 속까지 확장시키는데 성공한 사례이다.

◇CJ제일제당, 유튜브를 통해 자체 세계관을 구축하다

CJ제일제당 유튜브 – 제1의맛을 찾아서
CJ제일제당 유튜브 – 제1의맛을 찾아서

CJ제일제당은 브랜드 이름을 재치있게 활용한 ‘제1의 맛’이라는 카피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형성해 유튜브 채널 전반을 이끌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중 <제1의 맛을 찾아서> 시리즈는 캐릭터 ‘우주’를 중심으로 우주 여행을 하며 제1의 맛을 찾아 떠나 다닌다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우주의 여정은 말 그대로 ‘제1의 맛’ 맛있는 음식을 찾아 나선다는 의미도 되지만 발음이 비슷한 제일제당의 음식들을 탐구해 나간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세계관 구축은 단순히 제품을 이용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해당 제품과 기업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는 평이다.

풀무원은 기존 선입견을 깬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고, 청정원은 정원이의 이야기 자체의 경쟁력을 더하고 있다. 또한 CJ 제일제당은 브랜드 이름을 활용한 세계관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만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관 구축은 기업의 이미지를 새롭게 환기시키며 콘텐츠의 가치에 힘을 주고 있는 점을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세계관 구축에 있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이다.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는 종합식품업계의 시도는 일방적인 광고에 지친 혹은 거부감을 느끼기 쉬운 사람들을 회유하고 콘텐츠 자체에 주목하는 MZ 세대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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