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직개편안에 대한 여.야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MB노믹스'를 밀어붙일 새 정부 경제팀은 18일 사실상 출범했다.

청와대와 과천에서 새 대통령의 임기 첫 해를 이끌 청와대 경제수석과 국정기획수석,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와 산업자원부(지식경제부) 장관 등 네 명의 장관들이 가진 저마다의 독특한 컬러가 경제분야에서 어떤 조화를 이뤄낼지 관심이다.

이명박 정부 1기 경제팀의 면면을 보면 말 그대로 산,관,학 대표로 짜여져 있지만 경력과 이전의 행보에서는 차이가 있다. 특히 경제정책 경험, 선거전부터 'MB캠프'에 관여했는 지 여부를 놓고 보면 모두 2대 2로 갈린다.

거시경제 운용과 함께 조만간 정부 살림도 동시에 맡게 될 강만수 재경부 장관 내정자는 재무부에서 잔뼈가 굵고 재정경제원 차관을 지낸 정통 재무관료 출신으로 10년만에 친정에 복귀하게 됐다.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경제정책 조율을 맡을 김중수 경제수석 내정자는 전직 대학총장에 '경기고 3대 천재'로 불릴 만큼 공부 잘 하는 학자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미 이전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사, 조세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원장직을 맡으며 정부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다.

'관'(官) 경험이 많은 이들과 달리 이윤호 산자부 장관 내정자는 사회생활 초기 몇 년 공무원 생활을 하고 주요 경력을 재계 유관기관에서 쌓아 '재계 출신'으로 분류되며 대통령 관심과제를 챙길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내정자는 고려대 교수 출신의 직업 학자다.

또한 새 정부 조직개편의 두드러진 특징은 정부의 경제수장 노릇을 해왔던 부총리제를 폐지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진용 역시 당선인의 핵심 정책과제를 담당할 국정기획수석과 일반적 경제문제를 챙길 경제수석으로 짜여져 있다.

이는 오랫동안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 당선인이 자신의 최대 공약이자 한국이 직면한 최대 과제인 '경제살리기'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그러나 경제분야에 대한 청와대의 '친정'이 강화되더라도 그 정책의 실천은 역시 조만간 출범할 기획재정부와 강만수 내정자를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강만수 내정자는 법인세 폐지 등 감세(減稅)와 투자를 통해 한국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일깨워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펼치며 MB노믹스의 상징인 '747'공약(7% 성장과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강국)의 밑그림을 그린 당사자다. 그만큼 '이명박 코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그의 경제 리더십을 뒷받침하는 최대의 강점이다.

강 내정자가 팀 리더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면 이윤호 내정자는 경공업에서 첨단 정보기술산업까지 전 실물경제 영역에 대한 '수석 기업 도우미'로서 규제개혁과 투자활성화를 일선에서 독려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찍' 위주 기업정책이 불가피했던 탓에 기업정책의 중심이 공정거래위원회였다면 '기업 기(氣)살리기'를 정책 화두로 내세우는 이명박 정부에서는 기존 산자부에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 일부가 더해져 출범할 지식경제부가 기업정책의 주축이 되리라는 관측이다.

물론 이들 두 사람과 대통령을 매끄럽게 연결하며 조율하는 역할은 김중수 경제수석 내정자에게 맡겨졌다. 높은 친화력과 원만한 성품, 학계-관계를 오가며 쌓은 연륜의 삼박자를 갖춘 그가 경제팀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 방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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