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터넷 갈무리]
왼쪽부터 셀렉스몰, 네이버쇼핑몰, NS홈쇼핑(아래) 배송지연 안내문. [사진=인터넷 갈무리]

[이뉴스투데이 박예진 기자] #얼마 전 박진주(여·30세)씨는 건강기능식품을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쇼핑몰에 들어갔다가 구매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거주지인 서울 노원구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택배사 파업으로 택배 지연 및 배송·회수가 불가하다는 공지가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18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오는 2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3주째에 돌입하면서 소비자와 소상공인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 있음에도 택배 배송 차질로 매출에 영향을 끼치면서다.

다수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택배 파업으로 인한 배송 지연 안내 문구가 올라오고 있다. 방역물품 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있는 A업체는 “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으로 최근에는 한진이나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배송 가능한 타 업체로 제품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CJ대한통운이 파업하고 물량이 다른 택배사로 몰리다 보니 타 택배사도 배송 불가 지역이 생기고 있다’ ‘돈 더 들이고 우체국 택배 쓰고 있다’, ‘대한통운에서 받아야 할 물건이 아직도 배송이 안 되고 있는데다 우체국도 물량증가로 안 오고 있다’ 등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네이버쇼핑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대형업체에도 물류 배송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매일유업이 운영는 셀렉스몰도 지난달 말일부터 택배 차질 관련 팝업 문구를 게시했다. 매일유업이 CJ택배사 파업으로 인해 배송·회수 불가 지역으로 표시한 지역은 서울(강남·강서·노원·양천·중랑구 일부지역) △인천 옹진군 △경기도(김포·고양·포천시 외 13곳) 등을 비롯해 전국 57여곳에 이른다.

NS홈쇼핑도 ‘CJ대한통운 일부 노조원 파업으로 일부지역(성남·울산·김해·광주·서산 등)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문을 상품상세정보에 공지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배송지연 등 차질이 있다”며 “사전에 배송 불가 지역을 안내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물량이 몰리면서 업계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한남대교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책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한남대교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책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정이 이렇자 CJ대한통운은 직영기사를 통하거나 대리점 차원에서 배송이 안 된 물건을 대신해서 배송하는 대체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노조원이 활동하는 일부 지역에서 배송 차질이 있는 것은 맞지만 물류대란까지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소상공인은 실질적인 배송 지연에 애가타고 있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택배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택배노조 파업으로 일부 물량이 유입되고 있다”며 “최대한 정상배송되도록 처리중에 있다”고 답했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이번 파업 여파가 울산과 거제 일부 지역에 미치고 있다”며 “현장에서 물량을 조절하는 등 고객 서비스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업 3주째에 접어들었지만 CJ대한통운과 노조 간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택배노조는 전일 예고한대로 18일 오후 반포대교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 책임을 촉구하는 상경투쟁을 벌였다.

17일 전국택배노조 울산지부는 무기한 상경투쟁 동참을 약속하며 울산대공원 동문 광장에서 무기한 상경투쟁 선포식과 노조 집행부 집단 삭발식을 가졌다.

노조측은 “다른 업체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택배 접수 중단을 요청했다”며 “CJ대한통운이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일부 지역에서는 택배 전체가 멈추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8일 오전께 CJ대한통운은 입장문을 내고 “파업 3주차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는 극심한 배송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소상공인은 고객 이탈과 매출 감소로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내몰리고 있으며 일반 택배기사와 대리점의 피해는 물론 현장의 갈등도 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대리점연합회와 노조가 원만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작 이러한 양측의 의사 표명만 계속될 뿐 입장차는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측은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 위반, 과로사 방지를 위한 택배요금 인상분 대다수를 이윤으로 추구하는 것에 대해 일관되게 원청인 CJ대한통운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해왔고 문제 해결의 열쇠도 CJ대한통운에 있다”며 “당사자인 CJ대한통운이 대화하지 않는다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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