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고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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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세계 전기차 시장의 호황과 함께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바탕으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업계의 강세 지역이던 미국과 유럽을 넘어 최근 중국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시장 진출이 예고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가 전망된다.

1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 승용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231.2GWh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떄 2.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1월 판매된 전기차(EV, PHEV, HEV·전기버스와 전기트럭 제외)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51.3GWh로 전년 동기 대비 90.6% 증가해 2위를 지키면서 1위인 중국의 CATL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5위와 6위를 기록하면서 순위 유지에 성공했다.

버스와 트럭을 제외한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국계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계 3사 모두 순조롭게 성장했다.

CATL과 BYD를 비롯한 다수의 중국계 업체들이 자국 내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점유율 증가세가 이어졌으며, 파나소닉 등 일본계 업체들은 시장 평균을 한참 밑도는 성장률에 그쳐 대부분 점유율이 감소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기존 강세를 보이던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점유율을 한층 끌어 올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5년까지 건설될 대규모 배터리 생산설비 13개 중 11개에 국내 3사가 참여한다. 미국보다 앞서 진출한 유럽 시장에서는 생산설비의 64%를 한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2배로 몸집을 키울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난해 말 발표 내용을 분석한 결과 2025년까지 미국 내 건설 예정인 대규모 배터리 생산설비 13개 중 11개가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관련 설비로 파악됐다.

SK온은 포드와 총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2025년까지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 스텔란티스와 손잡았다. GM과는 오하이오주에 약 2조7000억원, 테네시주에 약 2조6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양사는 이 외에도 미국에서 2개 생산설비를 더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2025년까지 생산설비를 구축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생산공장을 기반으로 현지 시장과의 협업을 강화하면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추세”라며 “아직까지 중국 시장에서는 별다른 두각을 보이고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전 세계 시장에서의 국내 배터리 업계 입지는 독보적”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의 잇단 상승세도 배터리 업계의 성장세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기차 배터리 가격은 10년 이상 하락세가 이어진 바 있다.

하지만 전기차 생산 확대로 배터리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주요 배터리 원자재의 수급 불균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배터리 자체에 대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함에 따라 배터리 업계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해볼만한 상황이다.

뉴에너지파이낸스(NEF)가 발표한 리튬이온 배터리팩 가격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10년까지 배터리팩 가격은 KWh당 1200달러를 웃돌았으나, 지난해 10분의 1 수준인 132달러까지선까지 가격이 급감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등 주요 원자재 생산국의 재고 악화 등의 문제로 원자재 공급 수준이 배터리 수요도를 쫓아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터리팩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LME 니켈 재고는 51일 연속 감소를 기록 중이다. 중국의 니켈 재고도 4859t으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주요 배터리 3사를 중심으로 호주·칠레·아르헨티나 등으로 수입국을 다변화하는 한편, 관련 설비 투자 강화를 비롯해 광산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및 장기구매 계약등 물량을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52%”라며 “현재 시장 점유율과 투자 계획 등을 고려하면 2025년까지 EU, 미국에서 국내 기업들의 선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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