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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코스피가 사흘째 3000선 아래를 횡보하는 가운데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반등 모멘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3조335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던 지난달과는 대조되는 분위기다.

당시 전체 시가총액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증시를 지탱하는 제조업 산업 전반이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등에 발목이 잡힌 가운데 달러강세 등 영향으로 뉴욕증시로 투자금이 이동하면서다.

다만 11월 초까지 매도를 이어가던 분위기가 매수세로 돌아섰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11월 1~10일 외국인(기타 외국인 제외)은 총 3177만331주를 팔아치웠다. 열흘 만에 6209억806만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반면 11~23일에는 총 9724만4887주를 사들이면서 2조7240억2517만원이 유입됐다.

코스닥 시장까지 합산하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국내 주식을 3조7688억원 사들였다.

특히 통상 달러강세 시 주로 매도세를 보이는 외국인 투자 패턴과는 정반대 행보다.

이달 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테이퍼링을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 사실상 지난달부터 기정사실화된 기준금리 인상이 원화 강세 시그널로 작용하면서 환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심리가 작용했다.

한국은행은 전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연 0.75%인 기준금리를 1.0%로 인상했다.

연일 신고점을 경신하던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준비 가능성 시사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연임 결정을 공식 발표하면서 시장 혼조세를 부추겼다.

인플레이션 압박 완화를 위해 테이퍼링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반면 국내 시장의 경우 국제유가 하락 등 공급망 리스크 완화가 기대되면서 소비재 이슈에 예민한 반도체‧IT 종목이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이달(1~24일)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1조10억원) 삼성전자(9040억원) 등 반도체 대형주가 상위에 있다.

뒤이어 크래프톤, 삼성SDI, 카카오, SK아이이테크놀로지, DB하이텍, 현대차, 엔씨소프트, HMM 순으로, 대부분 반도체, IT, 플랫폼 종목에 집중돼 있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의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6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는 23일 7만5300원까지 올라갔다가 25일에는 소폭 하락한 7만37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11만9500원까지 반등했다가 25일 11만7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 만에 삼성전자 주식 93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 주식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3980억원이다.

사흘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1조3979억원)의 대부분이 두 종목에 몰렸단 의미다.

대외의존도가 높고 외국인 자금 이동에 큰 영향을 받는 국내증시 특성상 대장주를 중심으로 탄력을 받은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다만 코스피 반등이 확실해지려면 대내외 악재가 먼저 걷혀야 한다. 공급망 차질 해소 시기가 관건이다.

생산 공장이 집중돼 있는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생산량이 수요량을 따라잡으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에 따라 아시아 국가 생산업체의 가동률이 최근 증가했고, 해상 운임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가 항만 적체 해결을 위해 컨테이너 초과체류 과징금 도입과 24시간 연중무휴 운영 등 정부 차원의 노력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공급망 차질 완화시기로는 소비시즌의 수요가 진정되는 내년 2월 이후가 될 수 있어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업황 BSI를 구성하는 세부항목으로 볼 때, 생산(+6pt)과 가동률(+3pt), 신규수주(+3pt)가 전월대비 반등했지만 채산성 실적(-6pt)과 인력사정(-3pt)이 전월대비 하락하면서 업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면서 “공급측 병목 현상 요인들로 지목 되었던 이슈들이 차츰 완화되고 있어 채산성 하락은 저점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 과정에서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는 이익 모멘텀 둔화의 불편한 이슈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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