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대 광역시의 청약 경쟁률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광주광역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6대 광역시의 청약 경쟁률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광주광역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남석 기자] 올해 6대 광역시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규제로 인한 투자수요 감소, 공급 확대, 높은 분양가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26일 직방에 따르면 6대 광역시의 평균 아파트 경쟁률(순위내)은 지난해 32.77대 1에서 올해 20.33대 1로 줄었다.

6대 광역시 연도별 청약 경쟁률. [자료=직방]
6대 광역시 연도별 청약 경쟁률. [자료=직방]

지역별 경쟁률은 △부산 64.20→44.60 △대구 22.10→5.40 △인천 28.90→21.00 △광주 39.10→30.60 △대전 29.70→21.60 △울산 21.10→10.80으로 일제히 감소했다.

지난해 162만8113건을 기록한 6대 광역시 전체 청약 건수도 올해 현재까지(25일 기준) 35만6493건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남은 2개월과 예정 물량 8만여세대를 감안해도 지난해 수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6대 광역시에는 총 15만1743세대(예정물량 포함)의 아파트가 풀린다. 공급 물량이 지난해(9만5236세대) 대비 크게 증가하며 소비자들이 ‘똘똘한 한 채’를 위해 청약에 더 신중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예정 물량을 제외하고 현재까지(26일) 6개 광역시에 공급된 아파트는 총 6만4317세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공급 물량보다 약 25% 적다”며 “그럼에도 올해 청약 경쟁률이 더 낮은 것은 그만큼 수요가 줄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방 광역시 아파트의 약세는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외부 유입이 줄어든 영향”이라면서 “최근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아직 남아있는 미주택자들도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가장 높은 변동폭을 기록한 곳은 대구광역시였다. 1년 만에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4분의 1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대구의 경쟁률 감소 원인으로 공급 물량 급증과 분양가 상승을 꼽았다. 대구시는 최근 3년간 총 9만3241세대(올해 예정물량 포함)가 풀렸다. 같은 기간 대전에 공급된 물량(3만2809호)의 약 3배다. 선택지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청약 인원이 분산됐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 광역시 중 가장 많은 11만5248세대 아파트가 공급된 인천광역시의 경쟁률 감소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자료=한국부동산원,HUG]
[자료=한국부동산원,HUG]

비현실적인 분양가도 대구 아파트의 경쟁률 하락 요인으로 지적됐다.

HUG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대구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553만원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평균 매매 가격 1320만원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울산광역시와 광주광역시 역시 실거래가 대비 분양가가 각각 231만원, 129만원 높았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을 맡고 있는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지방의 경우 공급 물량이 늘어나며 이미 집을 구입한 사람이 많고, 최근 분양가와 시장 가격 사이에 차이가 줄어들면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것도 청약 경쟁률 감소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울산의 경우 광역시 중 유일하게 지난해 대비 공급 물량이 줄었음에도 청약 경쟁률이 떨어졌다. 최근 5년 간의 공급 실적도 약 3만여세대에 그치며 광역시 중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경쟁률은 1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규제지역 확대로 인해 투자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봤다. 전매 제한과 실거주 의무 등이 적용되며 인기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규제의 풍선효과로 주변 경상남도 지역의 경쟁률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경남의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4.1대 1에서 올해 14대 1로 3배 이상 뛰었다.

다만 청약 경쟁률의 경우 해당 지역의 중심 입지나 선호도가 높은 곳에 분양하는 단지가 있을 경우 단기적으로 크게 뛰는 경우가 있어 단순히 연간 평균치를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 부산 최대어로 꼽힌 래미안 프레스티지가 대표적인 예”라며 “올해 2월 분양 예정이었지만 11월까지 연기되며 이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로 다른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른 광역시도 대부분 올해 분양 단지들의 입지나 선호도가 지난해보다 떨어진다”라며 “단순히 지난해와 비교해 청약 경쟁률이 줄어든 것 만으로 해당 지역의 아파트 수요가 감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대비 청약 경쟁률이 급등한 지역도 있었다. 특히 서울과 세종시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의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80.2대 1에서 올해 163.4대 1로 2배 이상 올랐고, 청약 시 거주지역 제한이 사라진 세종시 역시 지난해 153.3에서 올해 195.4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과 세종을 비롯해 그간 공급이 없었던 강원, 충북 등의 지방 지역은 오히려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올랐다”라며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와 지역별 수급 여건, 경기 변동 등으로 향후 지역별 경쟁률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