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20주년 스페셜 콘서트 및 토크 모습 [사진=강릉국제영화제]
봄날은 간다 20주년 스페셜 콘서트 및 토크 모습 [사진=강릉국제영화제]

[이뉴스투데이 강원취재본부 어경인 기자]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가 한국 멜로 영화의 기념비적인 작품인 '봄날은 간다'의 개봉 20주년 기념 특별 행사를 지난 23일 강릉대도호부관아 내 관아극장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행사는 OST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인 만큼 스페셜 콘서트도 열렸으며 가수 유미가 이태영밴드와 함께 OST의 ‘봄날은 간다’를 비롯 대표곡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별’ 등을 열창해 환호를 받았다.

이어 이화정 영화 저널리스트의 진행으로 '봄날은 간다' 스페셜 토크가 허진호 감독과 주연배우 유지태를 비롯 조성우 음악감독, 김형구 촬영감독, 김선아 프로듀서, 신준호 각본가 등 주요 스태프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허진호 감독은 “20년 전에 바로 여기 KBS강릉방송국에서 영화를 촬영했다. 벌써 2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봄날은 간다를 기억해줘 감사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상우’ 역의 배우 유지태는 “봄날은 간다 이후 연기의 진실성과 리얼리티에 대한 생각이 넓어졌다”며 “20년이 지나도 영화에는 숫자와 세월을 넘어서는 특별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봄날은 간다를 보고 그 가치를 마음에 새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성우 음악감독은 “27년째 영화음악을 하고 있는데 '봄날은 간다' 음악 작업을 했을 때가 가장 순수했고 가장 행복했다”고 전했으며 김형구 촬영감독은 “서른 편 이상의 영화를 촬영했는데 그중 제일 재미있게 찍은 영화”라고 말했다. 

한 시간여 정도 진행된 스페셜 토크에서는 '봄날은 간다' 촬영 비하인드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특히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라면 먹을래요?’ 등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명대사들의 비화가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유지태는 “허진호 감독님이 사실적인 걸 좋아해 각본의 어색함을 못 견디셨다. 대본의 8~90%가 각색됐고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진행됐다”며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이 대사도 시나리오에 있었는데 감독님이 하지 않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저와 김선아 PD가 강력하게 반대했다. 어색하지 않게 연기할 테니 이 대사만큼은 지켜달라고 설득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명대사인 ‘라면 먹을래요?’에 대해 묻자 허진호 감독은 “원래 대사는 ‘커피 마실래요?’였던 걸로 기억한다”며 커피, 맥주 등 당시 먹을 수 있는 건 다 동원됐다고 밝혔다.

이어 “해 질 녘을 배경으로 생각했었는데 촬영이 3~4시간 계속됐다. 이영애 배우와 이야기하면서 라면으로 정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혀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유지태는 “봄날은 간다는 저에게 너무나 소중한 기억이다. 역시 사람은 기억의 순간으로 평생을 움직이는 것 같다. 지금도 그때 느꼈던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 영화를 꿈꾸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서 말했듯이 영화에는 숫자를 넘어서는, 자본을 넘어서는, 부질없는 세상을 넘어서는 소중한 기억, 순간, 행복, 사랑이 있는 것 같다. 여러분도 제가 느꼈던 그런 감정들을 함께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봄날은 간다 20주년 기념 특별 상영을 비롯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는 31일까지 관객들과 만난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