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호 더불어사는사람들 상임대표. [사진=정성화 기자]
▲ 이창호 더불어사는사람들 상임대표. [사진=정성화 기자]

[이뉴스투데이 정성화 기자] “최근 자영업자들의 연이은 극단적 선택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어느 때보다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이들이 늘어났고 이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습니다. ”

지난 16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만난 이창호 씨는 “최근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창호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더불어사는사람들’은 후원자들이 후원한 기금으로 급전이 절실한 이들에게 무이자·무담보·무보증으로 돈을 빌려주는 비영리단체다.

더불어사는사람들은 취약·빈곤계층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 창립됐다. 창립 이듬해인 2012년부터 취약계층에게 무이자 소액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도권 금융회사가 외면하고 사채 마저 쓰기 힘든 취약계층에게 아무 조건 없이 소액대출을 해주고 있다.

더불어사는사람들을 통해 소액대출을 받으려면 홈페이지에 신청하거나 이 대표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취하면 된다. 대출 수혜자들이 처한 상황과 대출금 사용처를 듣고 지원여부를 결정할 뿐 제도권 금융기관처럼 신용등급이나 심지어 신분증 조차 요구하지 않는다. 

10년 넘게 더불어사는사람들을 운영해 온 이 대표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느 때보다 취약계층이 겪는 고통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만 잠시 대출문의가 줄어들 뿐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 초부터 대출 문의 전화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법정 최고금리로 저신용자 대출 급감이 없었다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최고금리 인하가 적용된 7월부터 대출 문의가 급격히 늘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올해 6월 나간 대출금이 2858만원이었는데 7월 3614만원, 8월 3980만원으로 급격히 늘어나 더불어사는사람들 설립 이후 가장 많은 대출금이 8월에 나갔다”며 “지난 2018년 법정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연 24%로 인하할 때와 마찬가지로 현장에서는 취약계층의 금융축소가 이번에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저축은행은 커녕 대부업체에서도 돈을 빌리기 힘든 사람들이 불법사금융의 유혹에 빠지기 전에 우리에게 문의가 온다”며 “지난해에는 제도권 금융 대출 이용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은 한 분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청원글을 올렸다가 금융감독원으로 이첩돼 금감원 민원 회신 공문을 통해 우리 기관을 알게됐다고 대출문의가 온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사는사람들의 3무 대출은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아무리 문의가 많아도 한정된 이들만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이 대표는 “더불어사는사람들이 알려지면서 대출문의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후원도 늘고 있다. 하지만 기금이 한정돼 있다보니 절박한 심정으로 우리 기관을 찾는 모든 분들에게 다 대출을 해줄 수 없어 항상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표는 재난지원금 같은 현금지원도 취약계층에 분명 도움 되지만 일회성 효과에 그칠 뿐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더불어사는사람들이 10년 넘게 해온 대출 모델을 정부가 도입해 공적자금을 투입한 취약계층 자활 지원에 활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는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시점에는 대출문의가 줄고 있다. 이는 분명히 취약계층에 도움 되는 일이다”며 “하지만 1~2달이 지나면 대출문의가 다시 급증하기 때문에 재난지원금 지급이 본질적 문제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사는사람들의 경우 대출과 동시에 상환계획과 자활의지에 따른 지원도 함께 이뤄지므로 10년 넘게 3무 대출 사업을 했어도 상환율이 약 88%에 이른다”며 “정치권이나 정부가 우리 대출 모델을 참고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끝으로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어려운 가운데도 후원의 끈을 놓지 않는 후원자들에 감사 드린다”며 “지난 14일에는 한국새생명복지재단에서 70개의 추석선물을 우리에게 후원해 줘 이를 대출 수혜자들에게 전달해 드릴수 있었다”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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