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뷰노]
AI 기반 의료 음성인식 솔루션 ‘뷰노메드 딥ASR’을 사용 중인 부산대학교병원 관계자. [사진=뷰노]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혁신 의료기기 개발이 활성화되면서 정부와 의료계에서도 활용성 증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정부는 ‘혁신 의료기기’ 지정 등, 연구개발 지원을 다각화하면서 의료기기 업계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AI·VR 기반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임상시험건수는 지난 2018년 6건에서 2020년 21건으로 2년만에 3배 이상 늘어났다.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는 주로 의료영상 검출·분석, 진단보조 등의 목적으로 활용되며 특정 장치에 내장되는 ‘내장형’과 PC·모바일폰 등에 설치해 사용하는 ‘독립형’으로 나뉜다. 이러한 의료기기의 활용도는 안구 운동을 도와 근시를 치료하는 등의 치료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인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히는 AI 기술을 접목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가 업계에서 혁신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5월부터 정보통신기술, 바이오기술, 나노기술 등 첨단기술을 적용해 기존 의료기기에 비해 안전성·유효성을 개선했거나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의료기기를 ‘혁신 의료기기’로 선정하고 있다. 혁신 의료기기 선정 제품은 인허가 절차에서 자료 면제 또는 우선 심사권을 부여받는 등 다양한 특례가 적용된다. 현재까지 식약처가 지정한 14개의 혁신 의료기기 중 9개가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가장 최근에는 의료 AI 기업인 루닛에서 개발한 유방암 진단보조 AI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MMG’가 혁신 의료기기 14호로 지정됐다.

해당 제품은 루닛의 독자적인 AI기술을 기반으로 신속·정확한 유방암 판독·진단을 가능케 하는 진단보조 기기다. 유방 조직의 밀도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판독 오류를 AI로 최소화해 몇 초 만에 유방암을 96% 이상의 정확도로 검출해 낸다.

우수한 성능을 바탕으로 지난해 노벨 의학상 선정기관인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로부터 ‘가장 정확한 유방 촬영 AI진단 솔루션’이라는 호평을 듣기도 했다.

루닛 관계자는 “지난해 9월 폐 질환 진단보조 AI 의료기기인 ‘루닛 인사이트 CXR’에 이어 두 번째 ‘혁신 의료기기’ 인증 사례”라며 “해당 제품은 현재까지 약 800만장의 영상을 누적 분석하면서 성능을 입증해 왔으며, 국내외 여러 병원, 의료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1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AI 기반 안저 영상 판독 솔루션 ‘뷰노메드 펀더스 AI’. [사진=뷰노]
지난해 국내 1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AI 기반 안저 영상 판독 솔루션 ‘뷰노메드 펀더스 AI’. [사진=뷰노]

또 다른 의료 AI 솔루션 기업인 뷰노는 지난달 ‘혁신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를 포함해 여러 인증을 보유하면서 국내 업계의 선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뷰노는 지난 8월 ‘국내 1호 혁신의료기기소프트웨어 제조기업’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뷰노메드 딥카스는 일반병동 입원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 등에서 수집한 호흡, 맥박, 혈압, 체온을 기반으로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분석·제공한다. 해당 솔루션은 서울아산병원의 임상시험과 여러 국제학술지 논문 등을 통해 성능을 입증해 왔다. 

뷰노측은 생체신호 기반의 AI 인공지능 기술 적용 분야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뷰노 관계자는 “일반 병동은 중환자실에 비해 지속적인 환자 감시가 어려워 모니터링 체계의 개선은 지속 요구돼 왔다”라며 “본격적인 상용화 준비 단계에 있는 뷰노메드 딥카스는 일반적인 환자들에게서 측정하는 필수 활력징후를 자동 수집해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 병리 슬라이드상의 악성 조직을 AI가 분석해 자동으로 표기하는 위암병리 솔루션 ‘뷰노메드 패스GC AI’도 현재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병리 분야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한편, 의료영상과 생체신호 등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아우르는 사업 영역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뷰노와 루닛 등 국내 의료 AI 기업은 국내외로 입증된 우수한 성능을 바탕으로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의료기기 글로벌 시장이 연 평균 42%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약 1000억달러(한화 약 11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시장이 하드웨어 위주에서 소프트웨어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라며 “국내 일부 기업들이 이러한 트렌드에 신속하게 편승하고 당국 역시 재빠르게 맞춤 지원을 제공하는 등 민관의 긴밀한 협력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밀리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각 국가의 의료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제품의 안전성과 성능 입증이 우선”이라면서 “임상시험 검증과 학술지 논문 발표 이후 실제 의료현장에 도입된 레퍼런스를 통해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의료기기의 향후 활용도에 대해선 “현재까지 AI 의료기기는 의료진들의 진단, 치료와 같은 임상적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데 주 목적이 있었으나 앞으로는 기존 의료진들이 하지 못했던 의료행위를 가능케 하는 등 AI의 임상의사결정 범위와 관여도가 지속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국은 AI 의료기기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식약처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AI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발간하고 국제 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 AI 의료기기 실무그룹의 초대 의장국으로 활동하는 등 국내 의료 AI의 경쟁력 제고에 커다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식약처 관계자는 “‘혁신 의료기기’ 선정이 세계 경쟁력 제고와 해외 진출 확대 등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안전적으로 효과적으로 임상시험할 수 있도록 규제과학 기반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식약처측은 혁신 의료기기의 신속한 제품화를 위해 각 기업에 맞는 ‘맞춤형 지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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