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디지털 세일즈 플랫폼 캡처.
BMW 디지털 세일즈 플랫폼 캡처.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 얼마 전 차를 바꾸고 싶다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매장 방문을 계획했지만 좀처럼 부모님과 시간을 맞추기 어렵던 A 씨는 우연히 ‘BMW 온라인숍’을 알게 돼 들어가 보곤 구입까지 생각하게 됐다. 회원가입만 하면 원하는 모델의 내·외부 인테리어, 엔진·라이트·휠 같은 부속품을 고화질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었다. 부모님과 사진을 공유하며 의논했고, 이후 원하는 영업장을 선택하고 배정된 영업사원의 전화를 기다리기만 하면 됐다. 이후 설명에 따라 계약금을 온라인 뱅킹해 사전 예약을 무사히 마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언택트(Untact,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고 전시장 판촉 활동이 위축된 자동차업계에 ‘온라인 판매’가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홈쇼핑에서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혼다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등이 홈쇼핑 판매를 진행하는 등 간간히 자동차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고가의 제품을 수 분 내 선택해야 한다는 소비자의 부담감, 국산차 영업직 노조 반대 등에 부딪혀 매출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동차를 샅샅이 살펴볼 수 있고, 유통과정이 적어 중간 마진 없는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온라인을 통한 자동차 구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는 영업직 노조의 반발로 100% 오프라인 판매 형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 호주, 미국 등 일부 나라에서 ‘클릭 투 바이’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진행 중”이라며 “국내의 경우 온라인 판매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노조 반발 등을 이유로 아직 구체적인 판매 계획은 나와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반면 수입차 기업들의 온라인 판매는 점차 활발해지는 추세다. 전세계에 전기차 열풍을 일으킨 테슬라는 이미 지난 2019년 ‘오프라인 아웃’을 선언하고 100% 온라인을 통해 판매 중이며, 한국에선 지난해 이러한 방식으로 총 1만여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7월부터 사전계약, 차량 인도까지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는 디지털 세일즈 플랫폼을 열어 인기를 끌고 있다. 계약에 대한 각종 종이 서류는 모두 전자문서로 대체하는 동시에 비대면 계약도 가능하다. 원하면 딜러를 연계받아 원격 지원, 유선상 설명을 듣거나 매장을 방문할 수도 있다.

BMW코리아는 매달 25일 온라인 한정판 모델을 온라인숍에 내놓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올해만 6개월간 18만 명이 온라인숍을 찾았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415대를 판매했다. 일부 모델의 경우 차량 소개를 올린 지 15분 만에 ‘품절’ 알림을 띄우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뒤이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마음에 드는 차량을 탐색하고 계약까지 가능한 사이트를 개설해 올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공식서비스센터 결제 기능을 지원하는 자체 페이 개발도 추진한다.

국내 업계에선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이 앞장서고 있다. 르노삼성은 전기차인 르노 조에 모델을 인터넷 쇼핑 방송을 통해 판매하는 티커머스(television commerce) 방식을 선택해 판매했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상담이 진행된 후 구매를 결정하는 식이다. 한국GM도 지난 5월 초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온라인숍을 열었다. 계약서 작성, 제출은 카카오톡 알림톡을 활용했고 차량 인도와 등록은 카매니저가 도와 큰 어려움이 없다.

자동차 온라인 판매 바람은 딜러 노조 등 반발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고차 업계엔 더 빠르게 확산 중이다. 케이카는 지난 2016년 업계 처음으로 온라인 구매 서비스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운영해 큰 성과를 얻고 있다. 지난달 전체 거래량 중 온라인 거래 비중이 43.1%를 넘어서는 등 비대면 거래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케이카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이커머스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업계 선도적으로 시작한 비대면 온라인 구매 홈서비스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며 “오전 11시 이전 차량 대금을 결제하면 당일 배송 시스템을 갖추는 등 빠른 대응이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 온라인 판매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에도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1년 5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5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6조594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6조원을 넘은 것은 최초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데 일조한 것은 자동차로 보고 있다. 자동차 및 자동차용품 거래액은 401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8.7% 급증했다.

정부도 이런 추세에 도움을 주고 나섰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 22일부터 자동차 민원 온라인 포털인 ‘자동차 365’를 통해 중고차 매매 평균금액 조회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은 중고차 시세만 제공해왔지만, 스스로 알아보는 온라인 구매자가 늘어나자 정보 공유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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