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가 충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가 충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국산 SUV를 10년째 몰아온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요즘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올 하반기엔 차를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 커 인터넷과 주변을 통해 검색해보니 온통 전기차 얘기였지만 ‘배터리 충전이 불편하지 않을까?’, ‘너무 비싸지 않나’, ‘서울서 부산까진 갈 수 있으려나’ 등 막연한 불안감에 김 씨는 여전히 갈등 중이다.

전문가들은 “아주 먼 장거리가 아닌 출퇴근 용이라면 사볼만하다”면서도 “여전히 차체가 큰 모델이 많고 5000만원대 이상 고가인 점은 아쉽다”고 말한다.

실제로 자동차 업계선 고가 전기차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전세계 완성차 업계 4위인 스텔란티스는 2025년까지 전기차 개발·양산에 300억 유로(약 40조8234억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9일 밝혔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유럽 내 판매의 70% 이상, 미국 판매의 40% 이상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등과 같은 친환경 차량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수입 완성차 기업들은 연이어 대형 전기차 신차를 출시 중이다. 벤츠코리아는 배터리와 주행거리 성능을 높인 ‘더 뉴 EQS’를 선보일 예정이며, BMW코리아도 대형 전기 SUV ‘iX’를 출시한다. 아우디코리아도 지난 6월 ‘e-트론 50 콰트로’, ‘e-트론 GT’, ‘RS e-트론 GT’를 내놨다.

국내에서는 현대 ‘아이오닉 5’는 지난달까지 5700대가 판매됐고, 기아 ‘니로 EV’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판매량이 73.1% 뛰었다.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과 곧 출시 예정인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 등도 업계의 기대가 크다.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사진=현대차]
벤츠 전기차 더 뉴 EQC400 프리미엄.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중고차 시장서도 전기차는 큰 관심사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현재 등록된 매물 수는 700~1000대로 많지는 않지만 수요와 공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 하이브리드 모델은 더욱 인기여서 3500~4000대 거래되고 있다. 친환경과 전기차에 관심 있는 고객들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정부도 친환경 기조에 맞춰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6000만원 이하 차량에 대해선 정부 지원 보조금 100% 지급, 6000만원 초과~9000만원 미만이면 50%를 지원 지급하고 있다. 구입 시 개별소비세와 취·등록세가 감면되고, 경차와 마찬가지로 고속도로 통행료 및 공영주차장 이용료가 50% 할인된다.

그러나 이런 정부 지원과 완성차 제조·판매사들이 각종 할인 공세에 전기차에 대한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비싼 구매 가격과 충전의 불편함, 배터리 방전에 관한 불안함, 화재 위험성 등은 소비자를 망설이게 한다.

또 정부가 지난 12일부터 공공장소에 설치된 전기차 급속충전기의 사용 요금을 15∼21% 올리면서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 할인 축소 등 전기차 지원들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태년 미래모빌리티연구소장은 “미래의 이동수단은 전기차가 대세임이 분명하지만, 소비자가 전기차를 선택하게끔 하려면 충전소·충전기를 늘리고 전기충전 요금을 낮추는 등 소비자가 불편해하는 점을 없애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내가 가는 어디든 가까운 곳에서 충전이 가능하고 저렴하다는 인식만 있으면 구매 보조금 같은 노골적인 정책은 필요 없게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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