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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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계기로 이커머스 시장이 네이버-쿠팡-신세계 3강구도로 재편되는 가운데 후발주자들은 패자의 역습을 노리고 있다.

현재 플랫폼 파워 기반의 네이버, 촘촘한 배송 인프라에 막대한 실탄을 갖춘 쿠팡, 이베이코리아 지분(80%)을 등에 업고 규모 확대를 꾀하는 신세계 SSG닷컴이 이커머스 지형도의 삼국지를 이루고 있다.

다만 전세계 5위 규모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가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 점유에 집중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중 모기업 SK텔레콤을 뒷배로 둔 11번가가 무섭게 치고 나가고 있다.

시장 점유율 6%를 차지하며 4위를 수성하고 있는 11번가는 올 하반기 국내용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한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장관과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 직후 11번가 출시 예정인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 대해 “SKT와 아마존의 강점을 조합한 강력한 무료배송 정책과 멤버십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확한 방식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11번가 앱 내 별도의 아마존 카테고리 안에서의 ‘직구’ 구매방식이 유력하다.

첫 국내 진출인 아마존과의 협업으로 향후 글로벌 쇼핑, AI쇼핑, 무인 편의점, 멤버십 제휴 등 서비스 도입도 가능해진다.

아마존 직구 방식으로 해외 직구 시장을 장악하고 아마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드론 배송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에어’, 무인 식품 시장 ‘아마존 프레시’ 등 서비스를 국내에 들여오게 되면 네이버-신세계-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공급망을 토대로 중국 셀러를 확보해 국내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유통망을 장악할 수도 있단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결을 같이 하는 셈이다.

특히 로켓직구 서비스도 운영하는 쿠팡 입장에선 아마존의 국내 진출은 물론 11번가의 중국 셀러 확보도 부담스럽다.

11번가는 이외에도 소비 트렌드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 동영상 형태의 리뷰나 라이브 방송(라방) 등 MZ세대를 겨냥한 시스템들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최근 유통가 새 경쟁 영역으로 떠오른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이른바 ‘퀵커머스’ 역량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 근거리 물류 IT 플랫폼인 ‘바로고’에 250억원을 투자하고 4월엔 우정사업본부와 협력해 평일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는 익일배송을 도입했다.

이달 초에는 매일 자정부터 정오까지 주문한 상품을 주문 당일 받아볼 수 있는 당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배송 인프라 확대에도 힘을 싣는 모양새다.

[사진=티몬]
장윤석 티몬 공동대표. [사진=티몬]

올 하반기 상장을 앞둔 티몬도 와신상담 중이다.

‘쇼핑의 재미’로 차별화를 내세운 티몬은 ‘타임딜’ 등 경쟁사와의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젊은층에 구애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공동대표로 선임된 장윤석 아트리즈 대표 합류 이후, IT 스타트업 같은 분위기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장윤석 대표는 지난 21일 직원과 함께 한 온라인 타운홀미팅에서 “좋은 자산을 가지고 있는 티몬의 ‘커머스 DNA’에 ‘콘텐츠 DNA’를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쇼핑의 재미와 경험의 차별화를 강조하며 “파트너와 좋은 상품, 고객의 쇼핑 경험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플라이휠(flywheel)’의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티몬은 기존 ‘타임 커머스’에 콘텐츠‧플랫폼 경쟁력을 접목, 콘텐츠와 커머스가 융합된 새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타임딜을 통해 1020 충성 고객층을 기초로 한 신규 고객층이 신규 먹거리가 될 수 있어서다.

‘상생 기업’을 표방하는 위메프도 커머스 플랫폼으로 본격 드라이브를 걸며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뿐 아니라 판매자도 중요한 한 축이다.

지난 2월 새 사령탑으로 앉게 된 하송 대표는 선임 직후부터 “업계 최고 수준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철저하게 사용자(User)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혀왔다.

먼저 위메프 ‘유저’에게 더 많은 쇼핑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이달 무료 멤버십 ‘VIP클럽’을 내놨다.

한달 동안 쇼핑한 횟수가 5번 이상(금액 무관)이거나 총 결제 금액이 30만원 이상인 고객은 자동으로 VIP클럽 회원이 된다.

시범 운영 기간 동안 VIP클럽 회원 결제 금액과 건수는 일반 이용자 대비 각각 4.2배, 3.8배 높게 나타났다. 

지난 4일 ‘VIP클럽데이’에서는 VIP클럽 회원들이 전월 일평균 쇼핑 금액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을 하루 만에 결제하기도 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지난 4월 업계 최저 2.9% 정률 수수료 정책을 내놓으면서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공정위에서 조사한 오픈마켓 평균 수수료(13.6%)의 5분의 1수준이다.

포털 방식 수수료 정책 발표 이후 10일 만에 신규 파트너사가 직전 동기간 대비 33.2% 증가하고 전체 파트너사 역시 전년동기 대비 22.2% 늘었다. 

위메프는 판매자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신규 판매자에게 위메프 플랫폼을 보다 쉽게 마케팅 도구로 제공할 방침이다.

이달 중 파트너사 업무에 가장 필요한 주문·배송 확인 기능,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판매자톡’ 기능 등을 담은 파트너사 전용 앱도 선보인다.

소비자뿐 아니라 ‘또 다른 고객’인 파트너사와의 상생을 중심으로 한 위메프의 정책이 기술 고도화와 맞물려 장기적으로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능동적이고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내부적으로도 직급제와 개인별 등급 평가제도를 폐지하는 등 조직문화 개선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계기로 이커머스 시장 구도가 네이버-쿠팡-신세계 3강 구도로 크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직 성장이 무궁무진한 시장이기 때문에 현재 하위 업체라고 판을 뒤집지 못할 가능성도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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