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올해 하반기 이동통신3사(이통3사)가 콘텐츠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시장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독자IP, 자체 플렛폼을 통해 콘텐츠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는 네이버‧카카오와 정면대결도 예상된다.

이통3사가 올해를 탈통신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하면서 콘텐츠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각사는 콘텐츠 제작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글로벌 사업자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KT는 지난 1월 ‘KT 스튜디오지니’ 법인을 출범하고 그룹산하의 콘텐츠 전문기업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원천 IP를 활용한 드라마, 영화 등의 콘텐츠를 제작 계획을 밝혔다. 지난 5월에는 내부 세팅을 완료하고 올해 말 첫 작품 ‘크라임퍼즐’을 선보일 예정이다.

KT 스튜디오지니는 KT 그룹에서 보유한 스카이라이프, 스카이TV, 엘레TV, 시즌 등의 플랫폼과 스토리위즈의 역량을 모아 투자, 기획, 제작, 유통을 아우르는 콘텐츠 전문 기업이다. 출범 당시 윤용필 대표이사를 선입하고 지난 3월 김철연 대표가 공동대표로 합류했다.

특히 열린 생태계를 구축하고 파트너사와 상생을 통한 경쟁력 강화 방침도 마련했다. 드라마, 영화 등의 판권을 제작사와 공유해 향후 콘텐츠가 성공할 경우 함께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KT의 콘텐츠 사업은 타 사업자와 경쟁하기보다는 K콘텐츠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혼자 다 하는 것이 아닌 상생협력을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여기서 얻는 수익을 제작사와 나누면서 KT뿐 아닌 제작사의 성장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스튜디오지니는 KT가 보유한 미디어플랫폼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유통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채널사업자, 방송사업자, OTT사업자와도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도 계열사 콘텐츠웨이브를 통한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계획 중이다. 지난 3월 100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2025년까지 기존 확보자금과 추가 투자유치, 콘텐츠 수익 재투자를 통해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난 5월에는 콘텐츠웨이브의 기획개발 스튜디오인 ‘스튜디오웨이브’를 출범했다. 대표이사는 이찬호 콘텐츠웨이브의 콘텐츠전략본부장(COO)가 겸임했다.

하반기 중 오리지널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스튜디오웨이브 출범전 투자 결정된 시트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드라마 ‘유 레이즈 미 업’가 유력하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인 계획 발표는 시기상조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올해 하반기 오리지널작품과 투자규모에 대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자회사인 미디어로그의 채널 '더라이프'를 통해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과 공급을 진행 중에 있다. 올해 상반기 U+골프앱과 더라이프 채널을 통해 공개한 '박세리의 내일은 영웅 : 꿈을 향해 스윙하라’가 호평을 받으며 콘텐츠 제작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 2019년 통신시장 활성화와 혁신 콘텐츠 발굴을 위해 5년간 2조6000억원 투자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AT&T, T모바일을 비롯해 영국 보다폰, 핀란드 엘리사 등 30여 글로벌 통신사들이 LG유플러스의 5G 네트워크와 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콘텐츠연합체 XR얼라이언스를 출범하고 콘텐츠 사업 확장에도 나섰다. LG유플러스가 의장사를 맡고 있는 XR얼라이언스에는 버라이즌, 퀄컴, 벨 캐나다, KDDI, 차이나텔레콤 등이 소속돼 있다.

XR얼라이언스는 국제 우주정거장을 배경으로 한 ‘Space Explorers: The ISS Experience’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촬영 중이다.

이통3사가 콘텐츠 사업 확장에 대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오리지널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유통‧운영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속적인 독자IP 확보를 위한 생태계 마련도 강조했다.

네이버는 현재 웹툰과 웹소설를 기반으로 한 영상콘텐츠 제작 등에서 다양한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사업자와 ‘갓 오브 하이스쿨’, ‘노블레스’ 등의 IP를 애니메이션화를 추진하고 네이버 오리지널 콘텐츠의 드라마, 영화화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최근에는 ‘여신강림’을 영상화해 제공하기도 했다.

네이버웹툰과 스노우가 공동 출자‧설립한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TV와 OTT플랫폼을 아우르는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특히 도전웹툰, 웹소설공모전 등을 통해 새로운 창작자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의 경쟁력은 좋은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한 것”이라며 “국내외에서 신규 창작자가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좋은 작품이 계속 나올 수 있는 환경은 콘텐츠 사업의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공식 출범하고 음악‧영상‧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출범 이전부터 오리지널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있으다.

지난해 9월 첫 선을 보인 카카오 TV 오리지널 콘텐츠는 론칭 6개월만에 4억뷰를 돌파하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2023년까지 3000여억원을 투자해 240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으로 올해만 55개가 공개될 예정이다. ‘카카오 TV’ 론칭 이후 카카오가 선보인 오리지널콘텐츠는 지난 5월 기준 31편에 이른다.

올해 하반기에도 ‘우수무당 가두심’, ‘커피 한잔 할까요?’ 등의 드라마가 공개될 예정에 있으며 다음웹툰 원작IP를 활용한 ‘남자친구를 조심해’, ‘아쿠아맨’, ‘재밌니, 짝사랑’, ‘그림자 미녀’ 등이 기획 개발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국내사와의 경쟁보다 글로벌 시장의 변화를 봐야 하는데 최근에는 디지털 기반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술 플랫폼 중심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라며 “오리지널콘텐츠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유통‧운영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카오TV는 기술개발부터 운영까지 직접하고 있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출범 이후 카카오는 오리지널콘텐츠 개발과 유통‧수급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통3사의 콘텐츠 사업 강화로 하반기 네이버‧카카오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영향력이 강조되면서 기존의 방송사는 물론 플랫폼사, 이통사 모두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예전 뒤늦게 방송시장으로 뛰어든 이통사가 지금의 유료방송서비스 시장을 장악한 것과 같이 공격적인 투자와 전략으로 기존 사업자와는 경쟁구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카카오가 독자IP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쉽지는 않겠지만 이미 확보한 방송서비스 플랫폼으로 영향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