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 막연한 두려움이나 선입견에 빠질 때가 있다. 특히 수입차를 생각하면 막연히 거부감이 들지 않는가. 혹자는 같은 값이면 수입차가 좋다고 하고, 혹자는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거나 사후 정비 관리 차원에서 국산차에 비해 불리하다고도 한다.

필자는 본 지면을 통해 자동차를 구입하기 전 반드시 시승해보고 예산을 고려할 것 등을 거론한 바 있다. 이번 칼럼에선 ‘내가 직접 타보고 마음에 든 차가 예산에 맞는 수입차일 경우,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2437만 중 268만대인 11%가 수입차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발표 자료에서 2020년도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만 구분해서 보면 27만4859대로 16.74% 비중이다. 2010년도 9만562대에 비해 3배에 가까운 증가세다.

이제 거리에 보이는 차 10대 중 1~2대는 수입차라는 말이 실제가 됐고, 서울·인천·부산 지역에선 3~4대 수준이다. 실제로 운전 중 교차로 신호대기 중인 차가 모두 수입차인 경우도 특별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여기에 국산차와 수입차 구분 없이 제조사로만 구분한 판매량을 봐도 현대차, 기아차 다음이 벤츠, BMW 시대다. 그 뒤로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순서다.

이와 같은 현상을 놓고 여러 분석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이제 단순히 애국심에 호소하며 국산차를 타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은 공통적인 의견이다. 국산차 가격이 오르고, 다양한 라인업의 수입차가 판매되면서 가격 거품이 많이 빠졌다는 점, MZ세대의 소비 변화 추이도 이유일 것이다.

사실 중요한 부분은 수입 중고차 거래 활성화가 수입차 시장 점유 활성화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된다. 수입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한지 10년 정도다. 그 당시나 수입차를 신차로 구입했던 소비자들이 중고차로 차를 판매하게 되는 시점에, 국산차를 생각했던 소비자들이 수입차 쪽으로 갈아탄 것이다.

국산 승용 세단을 고려하던 소비자가 동급의 수입차를 고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신차로 아반떼를 사려면 옵션을 좀 선택하면 2000만원, 쏘나타 그랜저는 3000~4000만원이 되는데 이 금액이면 연식과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중고 벤츠나 BMW를 구입할 수 있다.

수입차는 중고차 가격이 하락되는 감가의 폭이 크다. 특히 메이커에 따라 다르지만, AS기간이 넘어간 3년, 5년 시점에 특히 많은 금액이 감가된다. 마니아들이 찾는 모델, 신차를 구입하려면 오래 기다려야 하는 일부 메이커 모델의 경우, 신차 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비싼 경우도 있지만 이는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각 수입차 메이커는 인증중고차라는 이름으로 앞 다퉈 중고차 사업부를 운영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신차를 판매하면서 기존에 타던 차를 판매하는 소비자에게 신차를 할인해주고, 그 차는 다시 자체 점검 과정과 보증을 붙여 중고차로 되팔고 있다.

비단 인증중고차가 아니더라도, 신차 AS 기간 내에 있는 경우 크게 걱정할 일이 없고, 수리비와 부품가격 등으로 덤터기를 쓰거나 문제가 되는 경우는 극히 적다. 해당 메이커 서비스센터를 이용해도 되고, 각 메이커마다 전문적으로 수리해주는 정비업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서울 성수동·한남동·이태원 등을 비롯해 경기 광주·성남·하남·과천·파주 등 쪽에는 오래 전부터 수입차 전문 수리 장인이 운영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디지털 환경이 발달되면서 검색하면 웬만한 정보가 다 나오지만, 그래도 검증된 양질의 정보를 얻으려면 수입차 정비 커뮤니티나 해당 차종 동호회에 많은 정보가 있다. 잘 모르겠다면, 서울 양재동의 서울오토갤러리 같이 수입 중고차를 주로 매매하는 중고차 매매단지 인근 수리센터를 이용해도 된다. 소위 ‘업자 가격’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사실 수입차라고 해도 벤츠·BMW·아우디와 같은 일부 프리미엄 수입차 외에는 국산차와 비교해 정비공임과 소모품 비용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쉐보레·르노삼성 공식센터의 순정 엔진오일과 같은 소모품 교환·공임비는 일부 수입차 메이커 센터보다 비쌀 정도다.

수입차는 잘못하면 부품, 수리비가 많이 지출되고 유지비가 비싸다는 말이 있다. 비단 수입차뿐 아니라, 국산차도 부품 수급이 늦거나 고장이 나면 기다려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특히 중고차는 자동차관리법에서 정한 성능점검과정을 거치지만 ‘마이마부’와 같은 중고차 검수 전문기업의 추가 검증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수입 중고차 운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한국수입중고자동차협회’와 같은 단체의 움직임도 눈여겨볼 만하다.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나를 표현하는 아이덴티티이자 나만의 공간에서 만들 수 있는 추억 그 이상의 소중한 의미가 있다. 이에 국산차 수입차를 구분한다기보다 내 마음에 들고, 나에게 적합한 차를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단순히 수입차를 탄다고 색안경을 끼고 볼 것도 아니고, 뽐낼 일도 아니다. 각자 느끼는 감정이 다를 것이다. 다만 수입차라고 해서 막연한 편견이 없길 바라는 마음이다. 어설픈 수입차를 타는 것보다 국산차가 성능, 옵션 등이 훨씬 낫다는 말도 있지만, 국산차 선택지에 없는 개성있는 미니, 푸조와 같은 수입차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국산 대형차를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의 엔트리급의 수입차를 신차로 구입하는 경우가 그렇다.

또한 우리나라 정서상 수입차를 타는 것이 이익이 되는 직군과 손해를 보는 직군이 있다. 신차로 아반떼를 구입하는 것보다 중고 BMW 3시리즈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전문직이 있을 수 있고, 벤츠 S클래스를 탈 수 있는 능력을 갖췄지만, 그랜저나 제네시스로 타협하는 경우도 있다.

예전처럼 무조건 수입차가 대우받던 시절은 아니지만, 요즘이야 말로 가심비와 하차감 등을 고려한다면, 수입차를 선택지에서 배제할 필요는 없다. 유지비나 관리가 수입차라서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적합한 차를 찾기 위해 필자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저자 약력>
- 현 오토비즈컴 대표
- 현 고려대 온라인마케팅 겸임교수
- 전 현대캐피탈 오토인사이드 대표
- 전 SK엔카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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