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쾰른의 대규모 전시장인 쾰른멧세에서 열린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에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콘솔’을 즐기고 있는 관람객. [사진=펄어비스]
독일 쾰른의 대규모 전시장인 쾰른멧세에서 열린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에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콘솔’을 즐기고 있는 관람객. [사진=펄어비스]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국내 게임업계 신작들이 모바일 작품에 편중되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일각에선 향후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작품성 고착화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높은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는 콘솔게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선 기술·경험·지원의 삼박자를 고루 갖춰 게임산업의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게임업계의 모바일 게임 편중은 꾸준히 지적돼 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매년 업계 동향을 분석해 발간하는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의 플랫폼별 비중은 모바일게임 49.7%, PC게임 30.9%, 콘솔게임 4.5% 순이다.

이에 대한 타개방안으로 최근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콘솔게임 시장 진출이 조명받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연평균 4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콘솔게임 시장은 올해 32%의 성장이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모바일게임 39.3%, 콘솔게임 점유율(24.9%)은 모바일게임(39.3%)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시장 보고서는 “국내 업계도 콘솔게임 시장을 눈 여겨봐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르 전환에 용이한 자체엔진 확보 등의 기술력 확보와 함께 중소개발사 지원체계 강화로 산업 전반적인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콘솔게임은 개발에 평균 5년 이상이 소요돼 도전이 어려운 분야지만 자체엔진만 확보하면 개발 소스가 줄어들면서 플랫폼 다변화가 쉬워져 콘솔 장르로의 전환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며 “국내에는 콘솔게임 개발 경험자가 많지 않은 만큼 꾸준한 경험 축적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대규모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시장 등은 콘솔게임이 강세를 보여 유망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결국 콘솔게임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형 게임사들은 막대한 돈을 벌어들여 신사업에 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뤄지지만 중소업체의 경우 신작 홍보마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산업 전반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중소개발사를 대상으로 유통에서부터 제작과 홍보에 이르기까지의 지원체계 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콘솔게임 점유율은 지난 2017년 2.8%에서 2018년 3.7%, 2019년 4.5% 미약하게나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중·대형 업체는 올해 출시를 목표로 콘솔 신작들을 개발 중이다.

넥슨은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 TL’을 올해 출시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X’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펄어비스도 콘솔 신작 ‘붉은사막’을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전에 출시됐던 ‘검은사막 콘솔’은 지난 4일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로부터 ‘올해 즐겨야 할 PS5와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용 MMORPG 톱 10’에 선정되면서 국산 작품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올해 출시 예정된 기대작들은 대부분 MMORPG(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기반의 모바일게임에 집중돼 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테일즈위버M’, ‘마비노기 모바일’ 등을 출시할 예정이고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2’와 ‘아이온2’ 등을 준비 중이다. 넷마블은 ‘제2의 나라’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카카오게임즈는 ‘오딘:발할라 라이징’을 출시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업계의 모바일게임 편중 추세가 작품성 향상에 악영향을 끼쳐 글로벌 시장 경쟁력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바일게임과 MMORPG 장르 조합에 치우쳐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중견 게임업체 관계자는 “국내 업계선 모바일 플랫폼과 MMORPG 장르의 결합이 공식 룰로 돼버린 모양새다”며 “이러한 조합은 플랫폼·장르 특성상 유료아이템 구매 유도가 쉬워 수익 창출에 유리한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전반적인 작품성을 고착화시켜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업계 내 양극화가 심화 됨에 따라 대형기업에서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에 대한 도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에 넥슨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같은 콘솔 레이싱 장르나 스포츠 장르로의 다변화를 지속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를 통해 산업 생태계와 유저 확장 부분에서 선영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올해 ‘블레이드앤소울 2’, ‘트릭스터M’, ‘프로야구 H3’ 등 다양한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다”며 “같은 장르의 기존 게임과 차별화된 MMORPG와 스포츠 게임 출시를 통해 이용자 층의 스펙트럼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MMORPG 편증 추세와 관련해 “같은 모바일 MMORPG라도 각 게임마다 특징과 장점이 상이해 이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다르다”라며 “장르와 플랫폼의 특성보다는 게임 자체의 완성도로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는 것도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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