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IBS 나노입자연구단 연구위원. [사진=IBS]
박정원 IBS 나노입자연구단 연구위원. [사진=IBS]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의 박정원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호주 모나쉬대,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나노입자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 ‘3D싱글’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소재의 물성은 재료를 구성하는 미세한 원자 위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촉매 활성이 바뀌고, 디스플레이의 색 순도가 달라지는 식이다. 이 때문에 고성능 소재 개발을 위해서는 재료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이 미증유의 바이러스가 등장한 상황에서는 분석기술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바이러스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해야 진단기술과 치료제 개발 시 타깃할 부위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초저온전자현미경(Cryo-EM) 등 분석기술의 발전으로 나노입자의 3차원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됐지만, 기존 기술은 동결된 시료에서 얻은 이미지만을 처리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동결 과정에서 단백질과 재료의 구조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기존 기술은 동일한 구조를 갖는 다량의 입자를 한 번에 동결시켜 여러 각도의 사진을 얻고, 이 데이터를 처리해 입자 하나의 3D 이미지를 얻는 방식이었다.

제1저자인 허준영 연구원은 “단체 사진을 촬영해도 저마다 표정이 다르듯 같은 나노입자라도 원자 배열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여러 입자를 합성해 하나의 입자로 재구성하는 것보다 하나의 원자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 나노입자의 ‘표정’까지도 정확히 파악해낼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나노입자의 전체적 형상을 넘어 원자 배열까지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자체 개발한 ’3D 싱글‘ 알고리즘을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에 접목해 관찰 성능을 대폭 높였다.

나노입자는 그래핀 기반 특수 용기(액체 셀)에 담겨 분석에 활용된다. 이 때문에 관찰하려는 나노입자 외에도 용기로 사용되는 그래핀과 액체까지도 함께 포착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그래핀과 액체에서 비롯한 노이즈를 스스로 제거하고, 관찰하려는 원자만 최대 1.5배 더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개선했다.

또한 용액 내에서 자유롭게 회전하는 나노입자를 추적하는 효율을 개선하여 기존보다 10배가량 빠른 속도로 3차원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지난 연구에서는 관찰이 어려웠던 크기 2nm 미만의 극미세 입자까지도 추적할 수 있었다.

박정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처럼 기존과 다른 미세한 구조변화까지도 포착하여 분석해 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촉매·디스플레이‧신약 개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소자의 성능개선 및 신물질의 설계‧합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IBS와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지난 30일(한국시간)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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