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강릉국제영화제가 강릉포럼 모습. [사진=강릉국제영화제]

[이뉴스투데이 강원취재본부 어경인 기자] 제2회 강릉국제영화제가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영화제 위원장들의 국제 네트워킹 포럼인 ‘강릉포럼’을 6일 강릉 라카이 샌드파인 리조트 컨벤션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POST COVID-19: 뉴노멀 시대의 영화제’란 주제로 열린 올해 강릉포럼은 코로나19가 야기한 팬데믹 사태에 대한 전 세계 국제영화제의 대응 방식을 서로 공유하고 뉴노멀 시대를 맞이하는 영화제의 비전과 지속가능한 패러다임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해외패널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 인터뷰를 진행해 온택트로 참여했으며 국내패널은 오프라인으로 참석,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김동호 이사장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영화제들이 홍역을 앓았다”며 “국내외 집행위원장이 다 같이 모여 경험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으나 외국의 집행위원장들이 강릉을 찾지 못하게 돼 부득이하게 영상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며 온택트로 개최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올해 강릉포럼은 피어스 핸들링 전 토론토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의 기조연설로 시작했으며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블랙 라이브스 매터(흑인 인권운동)'나 '미투운동' 같은 현상이 한데 섞인 총체적 위기에서 영화제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해야하는 시점이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영화제들의 가장 큰 화두 중에 하나였던 온라인 개최에 대해 언급하며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디지털 세계의 변화가 영화제에 어떤 의미가 될지, 어떤 면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규모가 커지는 데만 익숙해져 왔던 영화제들이 이 상황을 계기로 영화제의 정체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뜻 깊은 화두를 던졌다.

이어 해외패널로 참가한 10인의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 코로나19가 야기한 상황과 경험을 교류하며 의견을 전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올해 영화제를 개최하지 않고 내년 5월로 연기한 후쿠오카아시아영화제의 마에다 슈 집행위원장은 큰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는 경험의 중요성, 게스트와 관객이 직접 만나는 축제로서의 기능에 대해 강조했다.

44년 만에 최초로 개최를 취소한 홍콩국제영화제의 윌프레드 웡 조직위원장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색한 여러가지 방안들을 소개했으며 사무엘 하미에르 뉴욕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를 규모로만 판단하거나 새로운 감독을 발굴하지 못하는 요즘 상황을 되짚어봐야 하며 지금이 영화제의 미래를 결정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온라인 개최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모스크바국제영화제 키릴 라즐로고브 집행위원장,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업체의 영향이 커지는 상황이 영화제의 선정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본 히사마츠 타케오 도쿄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기념 행사 없이 극장에서 영화 상영만 하는 형태로 오프라인 개최를 확정한 조안 고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2부에서는 김홍준 강릉국제영화제 예술감독의 진행으로 영화제 집행위원장 6인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박광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배창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집행위원장, 신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조성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의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로 영화제를 개최한 각 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은 2020년 영화제의 현 상황을 공유하며 의견을 나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에서 가장 처음으로 영화제를 개최한 전주국제영화제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극장 상영, 온라인 상영, 장기 상영 세 가지 방식으로 영화제를 개최하게 된 이유와 과정을 소개했다.

이어 온라인 상영에 대해 언급하며 영화진흥위원회가 나서서 영화제들이 같이 활용할 수 있는 공적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신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현재 온라인 개최 중심으로 내년 영화제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고 전하며 영화제들이 많은 아이디어와 도전, 실패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 나가는 시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성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축제는 특별한 시간과 공간 안에서 만들어내는 것이라 영화제에서 극장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장기상영도 영화제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의견을 표했다.

가장 최근 폐막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배창호 집행위원장은 홈페이지 자체에 플랫폼 구축을 통한 온라인 상영 및 자동차 극장 상영에 대해 소개했다.

김홍준 강릉국제영화제 예술감독은 “올해 거의 모든 영화제들이 취소되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개최할 수 있었던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각 영화제들의 축적된 역량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영화제 및 영화문화 전체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상황이 미래에 대해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해 나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하며 포럼을 마무리했다.

올해 강릉포럼의 해외패널 영상은 영화제 공식 유튜브에서 지금 바로 시청 가능하며 2부 행사를 포함한 전체 포럼 영상은 추후 공식 SNS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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