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여성가족부가 오는 11월 중 여성 운전자를 대상으로 자동차정비 교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구설에 오르고 있다. 

23일 자동차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가부는 프로젝트팀을 꾸리고 자동차 정비 교육에 필요한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장소가 정해지는 대로 차량 10여대를 따로 섭외할 계획이다.

교육은 오는 11월 평일 중 하루를 정해 약 5시간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약 10~15명을 대상으로 정비 교육을 진행하고 케이터링을 제공할 계획이다. 교육 시간 안에는 준비와 철수까지 포함돼 실질적인 교육은 3시간 정도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 교육이 '여성은 자동차를 모른다'는 전제로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데 있다.

통상 자동차 정비는 남녀 구분 없이 관심도에 따라 나뉘는 데, 여가부가 여성을 특정해 교육한다는 것은 도리어 여성에 대한 편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남성에 비해 여성의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여성 대상 (정비) 교육을 하는 것은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여가부는 다르다. 남성 여성의 차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막상 차별하는 모습이라 문제가 있다. 필요한 것만 가져다 차별 운운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꼬집었다.

교육의 진정성을 위해선 '보여주기식' 전시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동차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남자, 여자를 떠나 한번 교육을 받는다고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연말을 앞두고 예산 소진을 위해 효율성 떨어지는 이벤트를 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단발성이 아닌 지자체 연계로 주기적인 교육이 돼야 실효성이 있다는 의미다.

소식을 접한 여성들도 황당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박 모씨(30대·여)는 "'여자들은 잘 모른다' '여자들은 못한다'는 식의 편견을 깨기 위해 일해야 할 여가부가 도리어 선입견을 품고 정책을 펼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며 "자동차 정비는 유튜브만 쳐도 나오는 것인데 굳이 '여성 대상'을 강조하며 교육을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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